[배구대제전 이호] 점프 1m 숏다리 공격수
기사입력 1996년 06월 30일 16시 48분
## 전문수비수 꼬리표 떼고 장신숲‘훨훨’ 써비스의 루키 이 호(23)가 신바람이 났다. 96 배구대제전(6월23일~1일.대전)에서 최단신(1m 80) 레프트 공격수로서 연일 맹타를 떠트리고 있는 것. 더욱이 지난달 28일엔 결승 진출의 최대 관문이었던 고려증권전에서 7득점 15득권을 올리는 괴력으로 3대2 역전승을 이끌어 냈다. 1m가 넘는 러닝점프와 넓은 시야로 작은 키의 한계를 극복한 셈. "공격이 제대로 될까 걱정했습니다." 지난해 11월 가등록상태로 현대 유니폼을 입은 이 호는 그동안 실전에서 스파이크를 때려본 기억이 거의 없다. 국내 제1의 수비능력을 인정받아 전문수비수로 입단한 탓에 리시브가 약한 장신 선배들이 후위로 오면 교체선수로 투입돼 위기상황을 진압하는게 주임무였다. 하지만 대회 개막을 보름여 남겼던 지난달 중순께 불현듯 공격수 출격명령을 받았다. 팀내 주포인 (24)과 하종화(27)가 대표팀에 빠져 나가 왼쪽 공격진에 구멍이 뚫렸기 때문. 모처럼 맞은 기회는 놓칠 수 없는 법. 휴일에도 웨이트 트레이닝과 구보 등으로 공격의 밑거름이 되는 체력과 점프력 기르기에 만전을 다했다. 공격만 잘한 것은 아니다. 본업인 수비에서도 안정된 리시브와 함께 결정적인 상대의 공격을 걷어내는가 하면 위력적인 점프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어 놓았다. 이번 배구대제전은 대천에서 처음으로 벌어진 실업대회. 장신숲 속에서 유난히 도드라진 `작은 고추'의 매운 맛은 당분간 대천 배구팬들의 머리속에 강렬한 인상으로 남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