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의 마술사] 포커
기사입력 1996년 06월 15일 16시 20분
##강력한 공갈 실제상황일수도 있다.
지금은 `사라진 노병'이 되었지만 한때 부산에서 명성을 떨쳤던 L씨의 일화.
세븐-오디, 1대1의 대결. 상대는 의사였던 H씨. 히든카드까지 모두 받았고
베팅만 남아있는 상황. L씨는 K투페어였고, H씨의 액면은 그림처럼 `7'만
있으면 스트레이트.
그러나 미리 죽었던 사람들의 액면에 이미 `7'이 3장 빠져서 L씨의 낙승이
예상되었다. 그런데 이런 예상을 깨고 H씨가 갑자기 강한 모습을 보이며
엄청난 베팅을 한다.
L씨는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는 듯 독백을 하며 고민에 빠진 표정.
`7이 3장이나 빠졌는데, 스트레이트가 나온단 말인가?'
주변에선 당연히 L씨가 확인을 해서, H씨의 공갈을 완벽하게 체포하리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한참을 고민하던 L씨는 주변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고 카드를 꺾었다.
놀란 쪽은 L씨도 H씨도 아닌 옆사람들. "아니, 저기서 뭐가 나온다고 죽어.
말도 안된다"며 나무랐다.
그러나 L씨는 단호하게 "무조건 내가 지는 상황"이라고 잘라말했다.
"H씨의 카드가 무엇인지 확실히는 알 수 없지만 절대로 공갈은 아니다.
왜냐하면 `7'이 3장 빠졌기에 누구든 스트레이트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
진짜 스트레이트를 잡았다면 상대에게 진짜 공갈로 받아들여달라고 할
정도로 베팅을 세게 하지는 않는다. 상대가 스트레이트를 떠도 지는 판에,
그보다 더 좋은 족보를 쥐고있다고 판단된다면 뭘 망설이겠는가."
실제로 H씨는 플러시를 쥐고있었다.
상대가 빤히 읽을 수 있는 카드에서 강력한 공갈이 나온다면? 완전
초보가 아닌 한 분명 손안에 더 좋은 것을 감추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는 일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