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장외]'절름발이'박노준의 인간 드라마
기사입력 1996년 06월 05일 15시 47분
○…"늘 기도하는 심정으로 타석에 섭니다."
쌍방울의 경기가 있는 구장에서는 매일같이 감동의 인간드라마가 펼쳐진다.
고참 (34)의 부상을 뛰어넘는 투혼이 야구장내 모든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고 있다.
은 안타로만 야구를 한다.
내야땅볼을 치고 전력질주해 운좋게 1루에서 살아남는 장면은 아예 꿈도 못 꾼다.
시즌초 오른쪽 무릎의 후십자 인대가 끊어지는 결정적인 부상 때문이다.
평상시 무릎에 보호장구를 착용하는 은 경기중에도 악전고투의 연속이다.
좌중간 2루타성 타구를 때리고도 절뚝절뚝 다리를 절며 1루로 다가가는 모습에 장내는 숙연해진다.
외야수에서 지명타자로 보직을 바꾼 은 오히려 사지가 멀쩡한 후배들이 무색할 정도로 팀에 이바지하고 있다.
최근 4게임 연속 안타를 포함, 규정타석에는 미달이지만 4일 현재 23게임에서 타율 4할2푼6리(61타수 26안타)를 기록중이다.
"팀이 고비에 놓였는데 도저히 아프다고 빠질수는 없었습니다. 올시즌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본 뒤 수술대에 오르겠습니다."
마운드 균열과 주포 의 부상 공백 등 총체적인 난국에 빠진 팀을 생각하면 안타 하나라도 절실하다는 이다.
"(박)노준이형 야구하는 걸 보면 이만저만 자극을 받는 게 아닙니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생각이 들다가도 노준이형 1루에 나가는 모습만 보면 정신이 바짝 듭니다."
모선수의 말처럼 쌍방울이 위태위태하면서도 중위권을 유지하는데는 의 초인적인 투혼도 한몫을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