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에이즈
기사입력 1996년 05월 22일 15시 04분
## 남편들 무분별한 방종-외도에 아내 피해 현재 지구상에는 2,0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에 감염되어 있다. 그 중에 여성이 약 800만명 정도. 한데 요즈음 감염되는 사람들의 성비(性比)를 보면 1:1로 남녀의 차가 없으며 지역에 따라서는 오히려 여성이 많은 곳도 있다. 왜 이렇게 여성이 에 많이 감염될까? 여성이 문란한 성관계를 해서 감염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절반 가량은 정숙한 가정주부들이다. 남성들의 무분별한 방종과 외도에 의해 여성이 피해를 당하는 셈이다. 가 처음 퍼지기 시작할 당시만 해도 주로 남성들이 감염되었으며 여성들은 별로 없었다. 한데 최근 여성들의 피해가 부쩍 늘고 있는 것은 평범한 남녀관계에서 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서다. 특히 나 아시아 지역이 대표적이다. 조건이 똑같은 상태에서 에 감염될 확률은 남성보다 여성이 약 2배나 높다. 성 관계시 남성보다 여성이 접촉하는 피부 표면적이 2배 정도 넓기 때문이다. 또한 남성은 성행위가 끝나면 일단 접촉이 끝나지만 여성은 몸속에 남성의 정액을 7~8시간, 길면 12시간까지 보관하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높다. 더구나 여성의 질분비액보다 남성의 정액 속에는 바이러스가 약 100배 정도 더 많을 수 있기 때문에 여성의 감염률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문화적 차이에 의해서 여성은 성행위시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상태에 처하기 쉽다는 약점이 있다. 쉽게 말해서 여성이 성행위의 선택권이 별로 없고 남성의 요구에 따라야 하는 상황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더구나 위험성을 느끼거나 원치 않는 상태라 하더라도 거부하거나 피하기가 어려운 입장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콘돔같은 피임기구를 여성쪽에서 요구하거나 강요하기 어렵다. 오늘 하루에만도 1만명 가까운 귀중한 생명들이 에 감염되고 있다. 그중에는 억울한 여성들이 상당히 많다. 예방을 위해서는 여성이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적, 성적 지위향상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여성이 위험한 성행위를 거부할 수 있는 상태, 그것이 안된다면 최소한 보호조치만이라도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 확보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예방운동은 여성 인권존중운동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본다. < 권관우· 사무총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