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 임시 선발투입 기대밖 첫승
기사입력 1996년 05월 09일 17시 35분
가뭄끝에 단비격이었다. 삼성 감독이 8일 부산 롯데전 선발로 김인철을 내세운 것은 한마디로 고육지책의 선택이었다.
에이스 은 장딴지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간지 오래고 은 허리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여기에 7일 경기에선 그나마 믿고있는 최창양과 장정순을 함께 투입하고도 막판 역전패를 당해 그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우리팀이 언제 선발투수힘으로 이긴 적이 있나?"
백감독의 푸념은 김인철에 대한 기대치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너무 잘 던지려고 하지 말고 5회까지 3점 정도는 내준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던져라."
백감독의 우려대로 김인철은 1회말부터 1점을 내주고 시작했다.
다행히 5번 을 병살로 잡아내 더 이상의 실점은 면했지만 초반에 걷잡을 수없이 무너질 위기였다.
그러나 2회들어서면서 김인철의 공이 달라졌다.
빠른 몸쪽 직구에 이은 바깥쪽 슬로커브.
겁없이 덤비는 롯데타선을 다스리기 위한 지혜였다.
이런 피해가는 피칭은 8회말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신성필에게 넘길때까지 4구 8개를 내주는 원인이 되기도 했지만 김인철로선 소중한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그동안 힘에만 지나치게 의존한 투구를 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지요. 변신이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8일 김인철의 승리로 삼성은 투수진 붕괴의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1차 효과와 껍질을 한꺼풀 벗으며 성숙해진 한 투수의 성장을 확인한 `1석2조'의 수확을 거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