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뜨기 신병의 서울외박
기사입력 1996년 05월 09일 17시 26분
갈만하면 원위치고.
걸을만하면 선착순이고.
먹을만하면 동작그만해.
잘만하면 기상.
쉴만하면 휴식 끝.
할만하면 제대인 것이 뭔줄 아시는지?
`제대'라는 말이 나와서 이미 아셨으리라. 바로 군대다. 그러나 군인시절에 가장 괴로운 것은 역시 SEX문제다. 오죽했으면 전방에 근무하는 젊은 장교가 떨어져 사는 아내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을까. `여보, 용돈은 떨어지고 자기와의 거시기는 생각나고…. 그러나 이번 주 토요일은 외박이 불가능할 것 같고…. 10만원 정도의 용돈을 갖고 이번주말에 오되 혹 못오고 송금을 할 경우는 20만원을 붙여야 하니….' 그 전방지역의 `특별활동 1회요금'이 10만원인 모양이지. 얼마전 미국의 초대형 항공모함이 의 파타야에 입항하자 6천 5백명의 장병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려 3천여명의 콜걸과 마사지걸들이 대거 모여들었다고 한다. 군인들 가는 곳에 `성'이 있다는 것이 여지없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고참을 잘 만난 시골뜨기 신병이 `서울외박'이라는 온몸이 꼬이는 선물을 받았다.
요즘 군대 그렇게 변했는지는 모르겠는데 `특수오락비용'까지 하사를 받은 모양이다. 시골뜨기 신병은 서울서 꿈같은 하룻밤을 보내고 귀대 후 고참님들에게 외박결과만 상세히 보고하면 그뿐였다. "그 싸롱의 벽은 우리 할아버지 묘에 있는 상석보다 좋은 대리석였어유. 처음보는 양주를 서너잔 마시는디 온몸이 짜르르 전기에 쏘인 기분인데유 허여연 허벅지가 그대로 드러난 치마를 입었는지 벗었는지…. 그 아가씨가 따라준 술이 입으로 들어 가는지 코로 들어 가는지 모르겠데유. 이 모든 것이 제 고향 밤골서는 상상도 못헐 일였쥬. 술이 웬만큼 되자 내실로 들어 가는디 몸이 녹작지근해지는 음악과 향수냄새가 풍겨 오대유. 밤골서는 23년동안 들어 보지도 맡아 보지도 못했어유. 이윽고 여자랑 단둘이 됐는디." 고참들이 침을 꼴깍 삼키며 채근을 한다. "그 뒤 일을 자세히 설명하라."
"그 다음엔 우리 고향 읍내 여인숙 이양이 하던 것허구 똑같드먼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