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남자선수와'속옷'
기사입력 1996년 05월 07일 14시 25분
"요즘에는 여자팬티 안 입어요." 제2회 르메이에르기 전국중-고배구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남자배구 선수들에게 "운동복 안에 여자팬티를 입었느냐"고 묻자 "절대 아니다"라며 펄쩍 뛰었다.
최근 몇년 전까지만 해도 남자배구 선수들이 운동복 안에 여자팬티를 입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남자팬티라고 해봤자 허벅지까지 길게 내려오는게 대부분이어서 운동복 안에 꽉 끼는 팬티를 입어야 하는 배구 선수들로서는 할 수 없이 여자팬티를 구입해 사용했던 것.
국가대표와 고려증권의 주전 세터로 활약했던 이경석 현 코치는 "몇년 전만 해도 남자팬티가 요즘처럼 작은 것이 없었던데다 운동복 안에 입을 경우 남자팬티는 보기가 좋지 않아 큰 대회를 앞두고는 단체로 여자 속옷가게를 기웃거리며 여성용 팬티를 구입하곤 했다"고 회고한다.
그러나 88년 서울올림픽 이후 국내 의류업체들도 운동복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최신의 운동복이 나와 여성용 팬티를 입는 일이 점차 없어졌다는 것.
여기에 남성용 팬티도 여성용 보다 더 소형인 것이 나와 남자선수들의 고민을 해결해주었다.
요즘에 나오는 운동복은 팬티안에 라이너라는 특수 천이 덧대어져 있어 땀을 배출하고 겉감과 살이 직접 닿은 것을 차단하고 있어 선수들은 안에 따로 팬티를 입지 않고 운동복만을 입고 경기에 출전을 한다.
이경석 코치는 "예전에는 다이빙 캐치를 할 때 혹시 운동복 사이로 여자팬티가 드러날까봐 상당히 조심스러웠는데 요즘 선수들은 마음놓고 코트에서 몸을 날린다"면서 "그래서 신세대 선수들이 예전보다 더 활기차게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