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포크가수 레너드코헨 - '수도승' 변신
기사입력 1996년 04월 30일 15시 53분
## 근교 사원 입산 … 유대교 입문위해 수련 파란 눈이 어색하긴 하지만 나름대로 정진하고 있는 선승들의 모습. 그러나 이들중 한 스님의 입에서 "이프 유 원트 어 러버,… 아임 유어 맨"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오면 어떨까?
젊은 스님들 사이에 낀 백발 노승은 바로 `아임 유어 맨'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한때 선풍을 일으켰던 포크 가수 레너드 코헨.
61세의 코헨이 머물고 있는 곳은 미국 에서 북쪽으로 80㎞정도 떨어진 샌 가브리엘 산의 해발 2천 고지에 자리잡은 한 절이다.
89세의 조슈 사사키 스님의 친구이자 제자로서 코헨은 20여명의 수도승들이 머물고 있는 이 사원을 전부터 자주 찾았지만 아예 짐을 싸들고 입산한 것은 최근의 일.
불과 2년전까지도 할리우드의 톱 여배우중 한명인 레베카 드 모네이와 염문을 뿌렸던 그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두칸짜리 통나무집에 설치된 신시사이저를 이용해 작곡을 계속하는 것을 빼면 코헨의 생활은 다른 수도자들과 다를 것이 없다.
수면시간은 총 4시간, 기상은 새벽 2시30분이다. 거의 모든 시간은 작곡과 명상에 바쳐지며 마루를 닦고 조악한 부엌에서 직접 요리를 한다.
유대교 입문을 위해 수련중인 코헨은 "보다 폭넓은 지혜를 얻기 위한 수양"으로 불교를 이해하고 있다.
주로 신비주의적인 노랫말에다 9권의 시집, 2권의 소설을 발표하기도 한 코헨의 생애는 불가사의한 구석이 있다.
지난 66년 주디 콜린스의 녹음으로 `수잰'이라는 노래를 히트시킨 뒤 69년, 실제로 수잰 엘로드라는 여류 화가를 만나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두 아이를 낳기도 했다. "물론 노래를 만든 것은 그녀를 알기도 전의 일"이란게 코헨의 말.
코헨은 그가 산사(山寺)로 들어간 것이 레베카 드 모네이와의 파경때문이란 주장엔 펄쩍 뛴다.
물론 그는 매일 매일 일어나는 감정의 흐름을 억제할 수준은 되지 못한다고 고백한다. "사실대로 말하면 나는 감정의 변화를 상당히 즐기는 편이거든요."
< 송원섭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