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호씨 - 본지‘임꺽정’내달1일 대단원
기사입력 1996년 04월 27일 14시 57분
##국내 신문만화사상 최장수-최대분량 기록 "허탈감이 밀려온다. 막상 `임꺽정'을 끝낸다 생각하니..., 봄바다에 실려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만 5년 이상을 `임꺽정'과 함께 살았다. 하루에 꼬박 8시간씩 매달려 `임꺽정'을 만들었으니... 이젠 뭘할까?" 스포츠조선에 91년 3월6일부터 대하역사극화 `임꺽정'을 매일 연재하고 있는 만화작가 이두호(53).
드디어 5월1일 대단원의 막을 내리면서 그는 만감이 교차한다.
"1천6백여회,7천페이지에 이르는 분량이다. 그동안 내인생은 온통 `임 꺽정'으로 가득했다. 연재기간 동안 아플 수 도 없었다. 고향에 성묘조차도 자주 못했다." 국내 신문연재만화사상 최장수,최대분량이란 기록을 남기게 된 `임꺽정'. 그동안 독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왔다.
벽초 홍명희의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지만 원작보다 더욱 현실감있는 임꺽정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 1백50회 정도는 이두호의 창작이다. 벽초의 미완성을 나름대로 완성시켜 보려는 집념의 소산이다.
그는 그동안 `임꺽정'의 역사성과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무던히도 애썼다.
`한국복식사'`한국무속사전'`사진으로 보는 조선시대' 등의 책을 구해 밤을 새워 읽었다. 뿐인가. 벽초의 소설에 등장하는 그 시대의 언어 재현을 위해 이희승 박사의 국어대사전을 노트에 깨알같이 베끼기도 했다. `임꺽정'으로 지난해 의 `제5회 한국만화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두호의 관심은 늘상 민초들에 머물러 있다. 그들의 핏빛 삶과 함께 들풀처럼 재기하는 과정은 물론 그 사회상마저 담아 내고 싶은 것이다.
"임꺽정'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앞으로 임꺽정의 아들-차손의 얘기를 다루겠다.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차손은 이순신장군과 동갑내기다."
이두호. 경북 고령 태생. 중3때 서미싯 모음의 `달과 6펜스'를 읽으면서 화가가 되고 싶었다. 소설의 주인공 프레드릭이 직장과 가족마저 버리고 그림에 탐닉하는 열정에 감동했던 것이다.
"한때 화가에의 미련때문에 방황도 했지만,이젠 만화작가로의 인생에 만족한다.…. 매일 새벽 3시면 어김없이 못난 남편에게 밥상을 차려주는, 아내가 못내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