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동열이 쓰는 나고야통신 >
기사입력 1996년 04월 26일 14시 31분
## 부상병동 3군운영 과학적관리 부러워 요즘 무리하면 다친다는 평범한 말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 나도 지금까지 오른손 가운뎃손가락의 물집에서부터 발목, 허리, 팔꿈치, 투수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어깨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상경력이 있다.
그런데 다친 뒤 의 부상선수 관리체계를 직접 겪어 보니 한국과는 다른 점이 있어 소개하고 싶다.
에서는 부상선수만 관리하는 3군, 일명 재활군이 따로 있다.
한국과 가장 다른 점은 부상선수만을 관리하는 전담 코치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바로 재활(Rehabilitation)담당 코치로 에는 야마와키 게이지 코치가 그 임무를 맡고 있다.
야마와키 코치는 야쿠르트에서 10년간 재활담당 코치를 지내다 올해부터 로 옮겨왔다.
침과 마사지의 자격증을 갖고 있고, 미국에도 6개월간 연수를 다녀왔다.
내 부상을 치료함으로써 한국에서도 유명인사(?)가 돼 있을지 모른다고 했더니 껄껄 웃었다.
12개 구단의 재활담당 코치들은 모두 야구선수 출신으로 전문교육을 받았다.
야구선수 출신인 까닭에 야구에 관련된 기초지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선수들의 심리상태를 잘 안다.
그래서 이들의 권한과 신뢰도는 엄청나다.
야마와키 코치가 회복이 완전하지 못하다고 판단하면 내가 1군에 복귀하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
감독도 재활담당 코치의 말을 100신뢰한다.
나를 `맨투맨'으로 지도하고 있는 야마와키 코치의 마사지로 뭉친 어깨근육을 풀고, 함께 운동장을 뛰며 체력훈련을 하다보니 몸이 많이 회복된 것을 느낀다.
한국 구단들도 과학적인 부상선수 관리체계를 위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부상은 선수뿐 만 아니라 높은 연봉을 들인 가용전력을 쉬게 하는 구단으로서도 최대의 적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뜻이 있는 선수출신을 선발해 전문교육을 받게 하면 좋을 것이다.
과부가 홀아비 사정 안다고 선수출신끼리 통하는 `대화'는 정신적인 치료수단으로 유용하다.
정성들인 치료와 체력훈련에 하루 4시간씩 구슬땀을 흘린 탓에 몸은 서서히 정상 페이스로 돌아오고 있다.
완전 회복까지는 짧게는 보름, 길게는 20일 정도로 잡고 있다.
움추린 개구리가 더 멀리 뛴다고 했으니 마운드에 돌아간 뒤에는 더욱 멋진 피칭을 보여드릴 것을 팬 여러분께 약속한다.
< 26일 나고야의 집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