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완2승 ●윤기현9단=2차예선 결승
기사입력 1996년 04월 24일 15시 37분
**역전의 서광이 다시 먹구름속으로 … 제8보
(70~91)=백 70. 끈끈하게 붙여간 이 수는 비세를 의식한 소년이 20여분의 고심 끝에 던진 승부수다. 상변으로터 솟아오른 흑세력은 말 그대로 `일당백'. 백으로서는 이곳을 깨뜨리지 않고는 승부를 거론할 수 없는 형편이 돼버린 것이다. 얼핏, 흑 71은 온건한 대응 같지만 상대에게 타개의 리듬을 허용하지 않는, 침착한 타법. 여기서 백의 근거를 빼앗으려는 욕심에
의 흑 1처럼 아래쪽으로 빠지면 백 2가 안성맞춤이 된다.
흑 3이 불가피할 때 백 4로 철 �, 끊어가면 다음 흑의 응수가 어렵다(백 2가 축머리에 해당). 자칫, 우상쪽 흑이 역습을 당해 복잡하게 얽히면 이 일대가 쑥밭이 될수도 있는 것이다.
흑으로서는 `잡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백의 삶을 최소화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 그런 뜻에서 흑 75, 77, 79에는 살의(殺意)가 없다.
백 82는 어떨까. 흑 83을 유도해 백 84, 86으로 삶의 리듬을 찾은, 세련된(?) 활법(活法) 같지만 기백이 부족한 수. 백으로서는 비세인만큼
의 백 1로 잇고 최대한 버텨야 했다. 이 형태는 탄력이 풍부해 잡힐 위험은 없다.
의 한점을 선수로 때려먹힌 실전의 차이는 7, 8집 정도. `흑진을 깨고 살았다'는 기쁨이 소년의 눈을 흐리게 한 것일까.
구름 사이로 한줄기 역전의 서광이 비치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어두운 구름속으로 파묻힌다. 검토진은 백 82를 `패착'으로 지목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