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 박철순 '40세 선발'초읽기
기사입력 1996년 04월 24일 15시 21분
**해태전 3이닝 5K-무안타 무실점 괴력 **'140Km광속' 나이무색 **한차례 더 시험등판후 가부결정 "그렇게 좋을줄은 몰랐는데 놀랐어." OB 감독은 지난 23일 해태전을 끝내고 감독실에서 옷을 갈아입다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이날 시즌 첫선을 보인 `불사조' (40) 얘기다.
김감독은 이어 "한차례 더 시험등판을 시켜보고 선발로테이션에 집어넣어야겠다"고 말했다.
6회초부터 3이닝을 던지는 동안 삼진 5개를 뺏으며 무안타 무실점.
최고시속 140㎞의 직구는 끝이 묵직했고 제구력도 완벽했다.
구위도 나무랄데 없었지만 더 놀라웠던 것은 최고령 선수다운 여유와 기백.
8회초를 막고 덕아웃으로 돌아왔을 때 최일언 투수코치가 "괜찮겠느냐"고 묻자 웃으며 "그만 던질까요"하고는 미련없이 글러브를 벗은 것.
11-0으로 크게 앞서 1이닝만 던지면 세이브가 되는 상황에서 깨끗이 물러나기가 절대 쉽지는 않은 일.
그러나 자지러질듯 ""을 연호하는 함성을 들으며 수건으로 땀을 닦는 표정은 무척 평화스러워 보였다.
쌀쌀한 야간경기인데다 예정투구수인 50개에 가까운 47개의 공을 던진 터라 몸생각을 먼저 해준 코칭스태프의 심정을 그대로 헤아린 것.
"제 할일은 개인성적보다 팀분위기를 만드는 것이죠. 언제 어떤 역할이든 기쁘게 할겁니다."
이날 실력과 매너 양면에서 강한 인상을 심은 의 최일선 복귀가 눈앞에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