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환감독 '월드컵 홍보 책임 지겠다'
기사입력 1996년 04월 22일 15시 49분
**선수들 응집력에 자신감 … "축구인생 전부 걸었습니다" "월드컵 유치홍보, 알차게 해낼 자신있습니다." 박종환 대표팀 감독의 얼굴이 모처럼 활짝 펴졌다.
지난 21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올림픽팀과의 친선경기서 `형팀'다운 면모를 과시하며 승리, 이래저래 개운찮던 마음을 후련히 씻어버렸기 때문.
물론 2대1이란 스코어가 `승부사'의 성에 찰 리는 만무하다.
평균연령이 22세에 불과한 올림픽팀에 간신히 체면치레한 꼴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승부는 박감독에게 있어 새로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바로 선수들의 응집력이 갈수록 힘을 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손발을 거의 맞춰볼 기회가 없는 `외인구단' 치고는 경기운영이 무척 매끄러웠다는 주위의 평가가 이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지도자 생활 32년째를 맞고 있는 `백전노장' 박감독의 진가가 서서히 경기를 통해 배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물론 경기 내용이야 마음에 안들죠. 속도 상하고요. 그러나 선수들의 몸이 의외로 가벼워 다행입니다."
사실 박감독은 이날 승부를 치르기 이전까지만 해도 거의 잠을 설치다시피 했다.
지난 2월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UAE 등지를 순회하며 가진 몇 차례의 승부에서 홈 텃세에 고전하며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한 데다 7년간 몸담아 왔던 일화구단과의 결별까지 겹쳐 적잖이 마음고생을 했던 것.
"이젠 모든 것을 잊어야죠. 정작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니까요."
박감독은 요즘 2002년 월드컵 유치국 결정이 불과 1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는 사실과 유치홍보 일선에서 뛰고 있는 대표팀의 역할의 중요성을 수없이 되뇌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번 대표팀에 제 축구인생 전부를 걸었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박감독은 오는 25일 대표팀과의 친선경기를 위해 선수들을 이끌고 중동으로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