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MF황득하 '최고령 신인왕 도전'

기사입력 1996년 04월 19일 15시 23분


**늦깎이 데뷔-중원의 파수꾼 이립(而立)을 넘긴 최고령 신인 황득하(31.MF.전북)가 베일을 벗고 프로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18일 전남과의 익산 홈경기서 후반에 교체 투입, 차경복 감독으로부터 합격 판정을 받은 것. 1m72, 60㎏. 전북은 주전 6명이 빠진 전남에 뜻밖의 패배를 당했으나 황득하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중원의 파수꾼으로 나선 황의 몸놀림은 단연 눈에 띄었다.

특히 후반23분 PA 중앙에서 오른발로 감아찬 슛이 전남 GK 김민철의 손끝에 가까스로 걸려 프로 데뷔 첫골은 무산됐지만 그의 기량이 예사롭지 않다는게 이날 황득하의 플레이를 지켜본 전문가들의 견해. 이로써 전북은 `터프가이' 김범수(24.MF)만이 고군분투하던 허리진영을 보강, (26.FW)-비탈리(27.FW) 공격라인에 힘을 실어줄 수 있게 됐다. 실업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불리던 그가 뒤늦게 프로행을 결심한 것은 지도자 코스를 정통으로 밟겠다는 포석. 7년간의 실업팀(할렐루야) 이력도 좋았지만 치열한 프로 세계에서의 경험이 지도자 생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지난 94년 실업은퇴당시 프로팀의 스카우트 제의를 뿌리치고 보험회사 대리라는 안정된 직장을 택했던 그가 계약금 4천만원, 연봉 1천2백만원을 받고 다시 그라운드에 뛰어든 진짜 목적은 프로에서 실력을 겨뤄보기 위함이었다. 이같은 자신감은 실업무대에서의 화려한 이력서를 보면 쉽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황득하는 91, 93년 춘계실업연맹전 MVP를 비롯해 실업선수권대회 득점왕, 군-실업선수권대회 득점왕 등을 차지하며 할렐루야를 실업 최정상으로 이끌었다. 지금 그에게 가장 큰 선결과제는 늘어만 가는 나이를 극복할 체력의 보완.

최고령 신인왕에 도전하는 그의 투혼이 예사롭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