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완 2단 ●윤기현 9단 = 2차예선 결승
기사입력 1996년 04월 18일 16시 08분
**노타임으로 젖힌 백18 때이른 완착 제3보(15~24)=흑 15는 걸침이라기보다 갈라침에 가깝다. 백 16은 당연한 협공.
의 백 1로 귀를 지키는 것은 프로의 발상이 아니다. 흑 2로 자연스럽게 전개해 왼쪽 백의 형태가 망가진다. 흑 17에 노타임으로 젖혀간 백 18이 때이른 완착. 취향이긴 하지만 빗나간 취향이다.
의 백 1이하 흑 8까지 절충을 끝내고 상변 백 9로 갈라쳐가야 했다.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하기도 전에 발을 삐끗, 접질린 꼴.
흑 17, 19 붙여 끌고 21로 한칸 뛰어 좌정하고 보니 그동안 백은 무엇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 소년은 경솔함을 후회하며 뒤늦게 생각에 잠긴다. 8분 9초.
마음은 당장이라도 상변 `가'의 곳을 갈라쳐가고 싶지만 백 22를 게을리 하면 거꾸로 흑이 백쪽을 덮어 씌워 갑갑해진다.
흑 23. 지나는 길의 곁눈질치고는 눈초리가 사납다. 백이 짐짓, 손을 돌려 상변 `가'의 곳으로 달려가면 흑은 즉각 24의 곳으로 시비를 걸어올 게 틀림 없다.
국면을 보자. 좌상귀와 우상귀는 흑의 텃밭. 좌하귀를 도려내고 다시 우하쪽에 근거를 마련한 흑의 움직임은 그야말로 사통오달(四通五達), 활발하기 이를데 없다.
하변에 편재된 백이 단독주택 한채를 짓는 사이에 흑은 좌하귀, 우하쪽에 임대아파트 두채를 들이고 가만히 상반부를 올려다본다.
선수금은 받아놓은 상태. 머릿속에는 대규모 아파트단지의 조감도가 황홀하게 떠오르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