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내장외 > '오래 된게 좋은것이여'
기사입력 1996년 03월 26일 16시 17분
○… `Oldies, but Goodies(오래 된 게 좋은 것).' 친구와 포도주는 묵을수록 좋다고 했다.
하지만 `변화=생존'이라는 시대적인 논리에 따라 무섭게 파고드는 변화의 바람도 만만치는 않다.
올시즌 판에 찾아온 변화는 유니폼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띈다. 해태와 롯데가 CI(기업이미지 통일화)작업을 통해 산뜻한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었고 쌍방울도 부분적인 수정을 가해 시각적인 효과를 높였다.
또 새롭게 뛰어든 현대는 풍의 세련된 스타일로 호평을 받고 있어 올시즌 각 구장을 찾는 팬들은 또 하나의 보는 재미가 생긴 셈이다.
이처럼 유니폼 교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꿋꿋이 버티고 있는 팀이 바로 OB다.
지난 82년 프로 출범때 구단은 OB 삼성 (현 LG) 해태 롯데 삼미(현 현대) 등 6개팀.
이 중에서 유독 OB만이 초창기 유니폼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유니폼 오른쪽 어깨에 박힌 엠블램만 `斗山(두산)'에서 `95챔피언'으로 바뀌었을 뿐 나머지는 변함이 없다.
유니폼이 바뀌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팬들이 좋아하기 때문.
OB팬들은 계열사인 (주)오리콤에서 디자인한 이 유니폼이 "두드러지진 않지만 그렇다고 촌스럽지도 않다"며 "왠지 모르게 친근감을 안겨준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으고 있다.
마케팅팀 김승영차장은 "구단을 사랑하는 팬들이 아끼는 유니폼인데 남들이 바꾼다고 굳이 따라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OB만은 정통성(?)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OB 관계자들은 `묵은 장맛이 좋다'는 말을 철썩같이 믿고 있다. < 김상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