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얼굴뒤의 얼굴' 강신일씨 절제된 성격연기
기사입력 1996년 03월 22일 17시 57분
**증권사 간부역…현대인 소외감 생생히 그려내
진중한 이미지의 지성파 연극배우 강신일(36)이 탁월한 성격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극단 전망이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는 `얼굴 뒤의 얼굴'(정복근 작, 한태숙 연출)에서 어느 증권회사 간부사원으로 등장, 현대인의 소외감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인간이라면 조금씩은 갖고 있는 소외감을 그려내고 싶었어요. 개인적인 체험을 밑그림으로 그 공통분모를 찾아내는 작업이 바로 이번 공연의 연기인 셈이지요."
강신일은 드라마의 축인 살의와 공포, 애증과 질시의 대비를 절제된 연기로 형상화, 현대사회가 빚어내는 병리현상을 매우 절절하고 인상 깊은 정서로 그려내고 있다.
"연기는 하나의 깨달음인 것 같아요. 비록 구도승이 득도의 경지에 오르는 기쁨은 아닐지라도 그런 비슷한 것을 무대위에서 느낄때 행복하죠. 이것이 바로 무대를 사랑하는 이유죠."
강신일은 경기도 의정부 출신으로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시절인 80년 아마추어극단인 증언에 들어가 `도마의 증언'으로 연극과 인연을 맺었다.
실제 프로무대는 지난 86년 극단 연우무대의 빅 히트작 `칠수와 만수'. 그는 이 무대에서 만수역으로 연극계에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게 됐고 이후 `변방에 우짖는 새'
`늙은 도둑이야기'에 출연했다.
91년부터 95년까지 소극장 학전에서 기획일을 맡기도 했으며 이후 프리랜서로 변신, 극단 전망의 `이런 노래', 예술의전당의 `덕혜옹주', 연우무대의 `멍추같은 영감' 등에서 호연했다.
지난해에는 그동안의 연기력을 인정받아 서울연극제에서 `멍추같은 영감'으로 현대연극상 연기상을 받은 것을 비롯, 평론가가 선정한 `연극인 베스트5'에 뽑히기도 했다. 31일까지. 580-18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