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키장 스노보드 인기 태풍
기사입력 1996년 03월 04일 14시 59분
`스노보딩이 미국의 스키장을 잠식하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국내의 각 스키장에는 스키를 타는 사람들만큼이나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스노보드를 즐기는 모습이 눈에 띈다. 스노보드란 평지에서 타던 스케이트보드를 설원(雪原)위로 옮겨 놓은것.
타원형의 길다란 널빤지 위에 몸을 싣고 눈 덮인 언덕을 넘나들며 펼치는 스노보더들의 묘기는 오히려 능숙한 스키인들을 능가한다.
스노보드를 타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너무도 자유로움'을 그 즐거움의 첫 손에 꼽는다.
스키보다 짧고 맨몸으로 균형을 유지하며 언덕을 질주하노라면 바닷가의 서핑이나 기존의 스키와는 또다른 해방감과 스릴을 맛볼 수 있다는 것.
물론 아직까지 스노보더의 대부분은 틴에이저들이나 소위 X세대가 주종을 이룬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모든 연령층을 총망라한 스노보딩 팬들이 늘고만 있다.
이렇게 되자 과거에는 스노보딩을 금지시키거나 대놓고 못마땅해하던 스키장들의 입장도 크게 바뀌고 있다.
1985년만 해도 미국내에서 스노보딩을 허용하던 스키장은 7%에 불과하던 것이 올해는 전체 스키장의 93%가 스노보드를 허용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 5년간 스노보더들의 리프트 사용률은 6%에서 13%로 절반 이상이 급증했다.
작년 스키 시즌에는 스키가 1백만 세트 팔리고 스노보드는 20만개 팔렸는데, 올 시즌엔 스키가 90만대로 판매가 줄어든 반면 스노보드 판매는 30만대로 늘어났다. 스노보딩의 올림픽 종목 채택과 각종 프로대회가 늘어난 것도 동호인들 증가에 큰 몫을 하고 있다.
1998년 나고야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이 된 스노보딩은 2002년 미국의 솔트레이크시티 동계 올림픽에도 역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그리고 지난달에는 의 리엔즈에서 제1회 스노보드 월드 챔피언십이 성대하게 개최돼 미국 선수들이 절반의 메달을 휩쓸었다.
또한 2주전에는 `버드 라이트 프로 스노보드대회'가 미국 콜도라도주의 베일에서 시작돼 5개 도시를 돌며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
이렇듯 스노보딩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애호가들은 각종 국제대회나 프로대회가 아니더라도 스노보딩의 인기는 치솟을 수밖에 없다고 장담한다.
스포츠 자체가 너무도 박진감 있고, 즐겁다는 것.
앞으로 눈에서 벌이는 스포츠 중에는 단연 스노보딩이 압권일 것이라는 애호가들의 장담과 함께 스노보딩은 새로운 윈터 스포츠의 총아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