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학 - 올해는 '심'본다
기사입력 1996년 03월 01일 17시 55분
**왼쪽손목 풀스윙…부챗살 안타'굿' "왔어요, 왔어!" 2년생 외야수 심재학(沈哉學.24)이 신바람이 났다.
주니치및 자체 청백전 5경기에 3,4번으로 출전해 홈런 1개 포함, 5할타율(10타수 5안타)과 8타점의 맹타를 뿜었다.
지난달 28일 경기도중 오른쪽 귀밑에 타구를 맞아 3일째 휴식하고 있지만 "당구를 처음 배울때 처럼 머리속에서 야구공이 뱅뱅 돈다"고 익살이다.
타격성적보다 더 바람직한 것은 타구방향이다.
그동안 팀내에서는 `심재학 타구'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다.
왼손 타자인 그의 빗맞은 타구가 골프의 `슬라이스'처럼 3루 베이스를 비껴 지나며 왼쪽 파울라인 쪽으로 떨어지는 것을 일� 는 말이었다.
이광환감독은 "마치 팽이치기를 보는 것 같다"며 못마땅해 했다.
그러나 요즘 심재학의 타구는 외야 가운데와 우측으로 빨랫줄처럼 날아가 꽂히는 것이 많다.
타격시 왼쪽 손목이 완벽히 뒷받침 돼 밀어주기 때문이다.
지난해 계약금 2억1천만원에 입단한 심재학은 전지훈련과 시범경기때까지만 해도 팀내 수위타자를 달렸다.
빗맞은 안타도 많았지만 워낙 타율이 높아 코치들은 별 걱정이 없었다.
그러나 첫해 성적은 타율 2할3푼에 그쳤다.
정규시즌에 돌입하자 대번에 약점이 노출됐고, 타격폼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잇달았다.
심재학은 종종 이불을 뒤집어 쓰고 가슴앓이를 했다.
전지훈련중인 코치들의 심재학 보호는 각별하다.
1일에도 주니치전의 선발오더에 넣었다가 혹 타구에 맞은 후유증이 있을까 우려, 경기전에 제외했다.
이에 심재학은 휴일인 2일 구시가와구장에서의 특타를 가장 먼저 신청해 놨다.
웅크렸던 심재학이 올해 얼마나 높이 도약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