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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일반적으로 사람의 두 눈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종종 물체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른 경우를 보게 되는데, 바로 사시(斜視)다. 한쪽 눈이 정면을 바라볼 때 다른 쪽 눈은 안쪽 또는 바깥쪽으로 돌아가거나 위 또는 아래로 돌아간다. 항상 눈이 돌아가 있을 수 있지만 가끔 돌아간 눈이 어느 순간 정면을 주시하기도 하고 정면을 주시하던 눈이 돌아가기도 한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안과 임혜빈 교수는 "눈은 키 성장과 달리 6~7세 이전에 시감각과 시력이 완성되기 때문에 눈 질환은 무엇보다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며 "6~7세 이전에 발견된 시력 부진이나 시감각은 회복이 가능하지만 이후에는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마트폰 사용 늘며 사시 발현·심화 환경 조성돼 '주의'
사시는 눈이 돌아가는 방향에 따라 눈이 안쪽(중앙)으로 치우치는 내사시, 바깥쪽(좌우)으로 치우치는 외사시, 위쪽으로 치우치는 상사시, 아래쪽으로 치우치는 하사시 등으로 나눈다. 서양의 경우 내사시의 빈도가 높은 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에서 가장 흔한 사시는 '간헐성 외사시'다. 간헐성 외사시는 가까이에 있는 사물을 보는 등 평소에는 정상이지만 △먼 곳을 볼 때 △졸리거나 피곤할 때 △화낼 때 △감기 등으로 아플 때 △멍하니 응시할 때 등에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영아에서 나타나는 '영아 내사시'는 생후 직후부터 6개월 이내에 발생하는 선천성 내사시를 이른다. 눈동자가 안쪽으로 몰려 있는 것이 특징으로, 한쪽 또는 양쪽 모두 몰릴 수 있다. 이때 사시를 적절히 치료를 하지 않으면 추후 양쪽 눈의 초점이 맞지 않아 '입체시' 형성이 안 될 수 있다. 입체시는 양쪽 눈이 한 사물을 보면서 원근감 또는 입체감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입체시는 생후 6개월 전후에 형성되는데 늦어도 24개월 이전에 완성된다. 따라서 영아 내사시는 보통 생후 6~18개월 전에 수술하는 게 좋다.
임혜빈 교수는 "최근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사시가 잠재돼 있는 아이들이 육안으로 나타나거나 심해질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있다"며 "아이들의 스마트폰이나 영상매체 이용 시간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초기엔 안경 착용 등 시도, 심할 땐 수술 치료 고려
사시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안과 검사가 필요하다. △시력 검사 △굴절 검사 △사시 각도 검사 △안(眼) 운동 기능 검사 △감각 기능 검사 △세극등 현미경 검사 △안저 검사 △시신경 검사 등을 시행해 눈의 구조적·기능적 이상을 파악한다.
사시는 각도가 적은 초기의 경우 비수술적 치료인 안경 착용, 양안 가림 치료 등을 먼저 시도할 수 있지만, 사시 각도가 많이 벌어져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외안근의 위치를 바꿔줘 눈의 위치를 교정해 주는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시를 빨리 치료하지 않을 경우 교정시력이 잘 나오지 않는 약시(弱視)로 발전할 수 있다.
임혜빈 교수는 "수술적 치료는 한 번에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재발률이 높아 2~3회 이상 하는 경우도 있다"며 "수술 후에도 5년 정도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임혜빈 교수는 또 "소아 사시는 원인이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은 만큼 특별한 예방법 역시 없다. 다만 영유아 검진이나 부모의 세심한 관찰 등으로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치료한다면 충분히 정상적인 눈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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