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칸 일렉트릭은포르쉐 특유의 주행 성능은 그대로 살아있네! 고속일수록 안정감 있는 주행질감은 명불허전이고 2.4톤이 넘는 무게에도 날렵한 핸들링은 감탄이 절로 나오네..”
1세대 대비 차체는 훨씬 커지고 무게도 200kg 이상증가했다.전기차로 변신했지만 강력한 가속력과 정숙성은 일품이다. 아울러 휠베이스가 길어지면서 패밀리 SUV로 충분히 넉넉해진 2열 공간과 럭셔리한 인테리어, 에어 서스펜션으로 도심에서 편안한 승차감까지 잡아냈다.
마칸 일렉트릭을 시승하기 직전에 9천만원대 가격표가 붙은 부분변경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을 시승했다. 1세대 마칸과 후면 디자인이 비슷해 ‘조선의 마칸’이라는 별명이 붙은 차다. GV70 역시 전기차 특유의 주행질감이나 가속력, 럭셔리한 인테리어는 너무 훌륭했다.
상대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에어서스펜션 부재였다. 무게가 2.3톤에 달해 고속에서 핸들링이 다소 어눌하고 2열 승객이 어지러울 수 있는 단점이 두드러졌다. 마칸 일렉트릭을 시승하면서 두 차량이 비교됐다. 물론 가격차는 3천만원 이상 마칸이 비싸다.
마칸 일렉트릭은 1세대와 달리 전기차 전용 플랫폼(PPE)으로 개발됐다. 차체 바닥에 배터리를 깔면서 무게중심은 더욱 낮아졌다. 대신 무게가 200kg 이상 증가해운동 신경이 둔해지는 게 일반적인 물리 법칙이다.
하지만 포르쉐는 특유의 차체 셋팅과 에어 서스펜션으로 놀랍게도 이런 단점을 제대로 걷어냈다. 패밀리 SUV로 사용하면서 때로는 서킷에서 스포츠카로 탈 수 있는 차가 마칸 일렉트릭이다.
크기는 전장 4784mm, 전폭 1938mm, 전고 1623mm다. 전체적으로 1세대보다 훨씬 커졌다. 휠베이스는 기존 대비 86mm 늘어나 2열 공간이 넓어졌다. 대신 앞뒤 오버행을 줄이면서 차체가 훨씬 단단하고 짱짱해 보인다.
마칸 일렉트릭은 출력과 트림에 따라 마칸, 마칸 4, 마칸 4S, 마칸 터보 4종이다. 특이한 것은 오버부스트 출력은 오로지 런치 컨트롤을 작동해야 쏟아진다.
기본형 후륜구동은 360마력이다. 마칸 4는 408마력, 마칸 4S 516마력, 마칸 터보 639마력의 오버부스트 출력이 나온다. 최대 토크는 각각 57.4kg.m, 66.3kg.m, 83.6kg.m, 115.2kg.m다.제로백은 각각 5.7초, 5.2초, 4.1초, 3.3초가 걸린다.
이날 시승은 가장 인기 트림인 마칸 4S와 최고 성능을 내는 마칸 터보다. 강원도 굽이길까지 320km를 시승했다. 전기차 주행 질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회생 제동이 매우 부드럽게 느껴진게 인상적이다. 그러면서도 주행거리를 늘리는데 놀라운 효과를 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우선 디자인이다. 신형 마칸은 기존 공기역학적 날렵한 모습을 유지하면서도 차체가 커지면서 볼륨감이 더 도드라졌다. 전면 얼굴은 헤드램프가 크게 바뀌었다. 주간주행등은 기존 도트 형태에서 2개로 선이나뉜 형태로 변모했다.
옵션인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는 주간주행등 아래 위치한다. 와이드 펜더와 낮게 설계된 보닛은 클래식 포르쉐 디자인 언어에서 영감을 얻은 부분이다.
측면은 스포티한 22인치 휠이 눈길을 끈다. 5스포크를 제대로 살리면서도 공기역학을 최대한 고려한 디자인으로 막 달려나갈 듯한 다이내믹이 느껴진다.
사이드 프로포션은 리어 윈도우까지 한 덩어리로 생동감을 자아낸다. 도어 판넬 하단에는 포르쉐 스포츠카에 달린 디자인 요소인 사이드 블레이드가 자리를 잡고 있다. 여기에 프레임리스 도어와 결합해 스포티한 느낌을 제대로 살려낸다.
후면은 호불호가 갈릴듯 하다. 기존 루프 스포일러를 과감히 없애면서 훨씬 더 쿠페형으로 진화했다. 대신 전동 리어 스포일러를 달아 공기역학을 최대한 고려했다. 리어와이퍼도 사라져 깔끔해졌다.
심플한 후면에 가로로 이어진 LED 라이트 스트립과 포르쉐 레터링은 인상적이다. 기존 1세대 모델이 SUV다웠다면 2세대 마칸 일렉트릭은 쿠페형 SUV 느낌이 물씬 난다.
실내는 ‘역시 포르쉐’ 하는 감탄사가 나온다. 운전석에 앉으면 럭셔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질 좋은 가죽과 부드러운 마감재가 느껴진다.시트 포지션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SUV와 스포츠카를 절충했다고할까.
운전석과 도어 스트립까지 한 줄로 연결된 엠비언트 라이트는인상적이다. 주행 모드를 변경할 때마다 색상이 바뀌면서 다이내믹한 분위기를 더한다. 운전자와의 교감을 연결하는 빛이다.
12.6인치 곡면 디지털 계기판은 시인성뿐 아니라 디테일한 정보를 확실하게 전달한다. 10.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다소 작게 느껴지지만 블랙 베젤이 없어 화면을 풀로쓸 수 있다.증강현실을 적용한 와이드 헤드업 디스플레이는우수한 시인성과 함께 시선 이동을 최소화해 고속에서 안전한 운전을 가능하게 해준다.
보닛 아래에는 꽤나 넉넉한 84ℓ 용량의 '프렁크'를 장착했다. 트렁크 공간은 2열 시트 등받이를 완전히 접으면 1348ℓ까지 커진다. 견인 중량은 2000kg에 달한다.
배터리는 중국 CATL사의 NCM 리튬이온이다. 용량은 무려 100kWh로800V 고전압 설계를 적용해 초고속 충전에서 21분 이내에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주행가능거리는마칸, 마칸 4, 마칸 4S, 마칸 터보가 각각 474km, 454km, 450km, 429km를인증받았다.
이제 본격적인 시승이다. 운전석 왼쪽에 달린 시동 버튼을 누르고 주행을 시작하면 포르쉐 특유의 전자 주행음이 들려온다. 악셀 페달을 밟으면 흡사 비행기 이륙느낌이 난다.시속 140km 이상 초고속 영역에서 급격한 레인 체인지를 해도 앞뒤 몸놀림이 재빨라 감탄이 쏟아진다.
포르쉐코리아 이인석 이사는 “앞뒤 2개의 전기 모터가 가속과 노면 상태에 따라 실시간으로 차량을 제어하고 전자제어식 포르쉐 트랙션 매니지먼트(ePTM)는 기존 사륜구동 시스템보다 약 5배 빠르게 작동한다”고 설명한다. 주행 중에 노면 슬립이 발생해도 100분의 1초 이내에 반응한다.
특이 이 부분은 구불구불한 굽이길에서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구동력 분배는 리어 액슬의 전자제어식 디퍼렌셜 록 시스템인 포르쉐 토크 벡터링 플러스(PTV Plus)가 담당한다. 급격한 코너에 진입하면서 앞머리를 과감하게 집어 넣어도 오버 스티어 없이 제대로 돌아낸다.
좁은 골목길에서는 최대 조향각 5도의 리어 액슬 스티어링 덕분에 손쉽게 회전이 가능하다. 고속 주행에서도 탁월한 주행 안정성을 보여준다.
굽이길을 올라가면 전비가 뚝뚝 떨어진다. 올라가면 내려와야 하는 법. 내리막길에서 거의 대부분 에너지를 회수해 다시 전비가 좋아졌다. 회생제동이 불편하게 작동하지 않는데도 에너지 효율은놀랍게 회수한다. 실제 320km 시승에서 과감하게 차량을 몰아 붙였지만 전비는 5km/kWh에 육박했다.
마칸 일렉트릭 가격은 9910만~1억3850만원이다. 여기서 에에 서스펜션 같은 옵션을 하나 둘씩 선택하면 통상 1500만~3000만원 정도 올라간다.
마칸 일렉트릭은 패밀리 SUV로 일상 생활에 사용하면서 때로는 고성능 스포츠카로 변신하는 재미를 느끼기 충분한 차량이다. 운전이 재미없는 전기차라는 선입견을 확 바꾼 차가 바로 마칸 일렉트릭이다.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