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심장의고동'은 한국 경마를 대표하는 경주마다.
'심장의고동'은 고향인 제주도 소재 목장으로 돌아가 씨수마로서의 제2의 마생(馬生)을 준비하고 있다.
'심장의고동'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부마인 '지금이순간'이다. 경마를 조금 아는 사람들은 한세대 더 거슬러 올라가 '인그란디어'를 이야기한다. '심장의고동'의 친할아버지이자 일본의 유명 경주마 목장인 샤다이팜 출신인 그는 한국으로 건너와 종마로 활동하며 '지금이순간'을 비롯해 '강성대국', '코스모스킹' 등의 자마를 배출했다.
작년 2월 문세영 기수와 함께 두바이 원정길에 오르기도 했던 '심장의고동'은 함께 출전했던 경주마 중 '셀틱프린스'를 제외하고는 최고령이었던 데다 생애 첫 해외원정, 높은 부담중량에도 불구하고 중위권의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좀 더 일찍 원정에 나갔더라면 조부의 영광을 그 또한 누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망아지 시절부터 함께해 왔다는 지민규 팀장은 '심장의고동'을 "평소에는 차분하고 순하지만, 경주에 나설 때는 투지가 느껴지던 말"이라고 기억했다. 8세 초중반까지도 힘과 기량이 대단했던 말이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주로는 2019년 4월 20일 3경주를 꼽았다. 갓 데뷔한 신예 경주마였음에도 팬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1위로 들어온 경주였다. 하지만 대각선으로 달리는 '사행'으로 주행심사를 다시 받아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던 것. 결국 주행심사를 무사히 마치고 훈련까지 모두 소화해 낸 '심장의고동'은 5월 12일 펼쳐진 코리안더비에서 2위라는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다른 경주마였다면 엄두를 내지 못했을 강행군의 스케줄. '심장의고동'은 불평불만 없이 묵묵히 따라주는 기특한 경주마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