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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결제' 매장은 여의도서 광화문으로 이동
지난 주말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까지 퇴진 촉구 집회는 여의도, 탄핵 반대 집회는 광화문에서 열렸던 것과 달리 이번 주부터는 모두 광화문에 집결했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3시께부터 경복궁 동십자각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오후 5시 20분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2만5천명이 참가했다. 퇴진행동 측 추산은 30만명이다.
아울러 촛불행동이 안국역에서 연 집회에는 경찰 추산 3천500명이 모였다.
참가자들은 퇴진 집회의 '상징'과 같은 도구가 된 응원봉을 들고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즉각 체포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모던록 밴드 브로콜리너마저의 공연과 시민 자유 발언도 이어졌다.
퇴진행동 대표로 연단에 선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의장은 전농 소속 트랙터 30여대의 상경 투쟁을 언급했다.
하 의장은 "남태령에서 가까스로 포위망을 뚫고 한남동으로 진격한 트랙터가 동작대교와 한남대교에서 발이 묶였다"며 "이 자리를 끝으로 다시 남태령으로 가서 광화문과 한남동으로 트랙터를 몰고 오겠다"고 외쳤다.
참가자들은 오후 5시부터 행진을 시작했다. 헌법재판소 인근인 안국동 사거리를 지나 종각역, 을지로입구역 등을 지났다.
같은 시각 보수단체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자유통일당 등은 동십자각에서 약 1㎞ 떨어진 세종대로 일대에서 오후 1시께 집회를 시작했다.
오후 5시 20분 기준 동화면세점∼대한문 구간에 모인 참가자는 경찰 비공식 추산 3만6천명, 주최 측 추산 200만명이다. 경찰은 이 구간 전 차선을 통제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 반대 주말집회 참가자 수가 퇴진 집회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탄핵소추안 가결로 윤 대통령 지지층이 결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참가자들은 '탄핵 반대, 이재명 구속'이 적힌 손팻말과 태극기, 성조기를 들었다. 이들은 "비상계엄 수사가 내란이다", "주사파 처단" 등 구호도 외쳤다.
전광훈 대국본 의장은 연단에서 "윤석열 대통령 만세"를 외치며 "광화문 혁명 총사령관으로서 윤 대통령 탄핵이 원상회복될 것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그가 "계엄령 선포가 이 나라를 살렸다. 헌법으로 대한민국 운영을 하려고 하니 안 되는 것"이라며 "계엄령을 잘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만세를 외치라"고 하자 참가자들은 손을 들어 올리며 만세를 외쳤다.
경찰은 찬반 단체의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곳곳에 철제 펜스 등을 설치하고 질서 유지에 주력했다. 집회 말미까지 양측 간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대국본 관계자는 "인근에서 찬반 집회가 다 있는 만큼 집회 참가자들에게 충돌이 없도록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주까지 탄핵 촉구 집회가 열린 여의도에서 눈길을 끌었던 '선결제' 매장은 이날은 광화문 곳곳에 등장했다.
X(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집회 장소 인근에 음료와 음식 등을 선결제했으니 특정 키워드를 말하고 받아 가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아메리카노 100잔 선결제를 받은 광화문역 인근 한 프랜차이즈 카페 매니저는 "점심부터 음료를 받는 집회 참가자가 늘어나서 오후 3시께 100잔을 모두 제공했다"며 "주로 젊은 여성층이 많이 수령했다"고 말했다.
dhle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