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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호주의 한 실험실에서 수백 개의 치명적인 바이러스 샘플이 사라져 충격을 주고 있다.
헨드라 바이러스는 박쥐에서 유래한 희귀한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주로 말과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
리사 바이러스는 광견병의 원인 바이러스이며 한타 바이러스는 유행성 출혈열을 유발할 수 있다.
퀸즐랜드주 보건당국은 지난 2023년 8월 퀸즐랜드주 공중보건 바이러스학 실험실에서 샘플들이 사라진 것으로 파악했다.
샘플이 사라진 실험실은 의학적으로 중요한 바이러스와 모기 및 진드기 매개 병원체에 대한 진단 서비스, 감시 및 연구를 수행하는 곳이다.
보건당국은 "샘플들이 도난을 당했는지 버려졌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 "지역 사회에 위험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는 심각한 생물 보안 실패에 해당한다"며 "해당 바이러스들은 모두 중대한 결과를 낳고 대중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보건당국 관계자는 "바이러스 샘플은 저온 냉동고 밖에서 매우 빠르게 분해되어 비감염성이 될 수 있다"며 "샘플이 일반 폐기물과 함께 버려졌을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이는 일상적인 실험실 관행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지난 5년 동안 퀸즐랜드주에서 헨드라 바이러스나 리사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간 감염 사례는 한 건도 없었으며, 호주에서 한타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퀸즐랜드주는 호주 정부와 함께 바이러스의 행방을 찾고 있으며 실험실 운영 정책 및 절차를 조사할 예정이다.
또한 연구소 직원들에 대한 재교육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유출 소식이 공개되기까지 1년 이상이 걸렸다는 것은 이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 "병원체 생물 보안과 관련해 훨씬 더 많은 투자와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