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프란치스코 교황 메시지 전달…"대성당 방문객, 관대하게 맞아라"
프랑스 정부는 이날 오후 7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재개관 기념식을 거행했다.
기념식엔 대성당 화재 당시 진화에 나선 소방관들과 성당 복원 작업자들, 가톨릭계 인사들과 세계 각국 귀빈 등 1천500여명이 참석했다.
당선 후 첫 해외 일정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영국 윌리엄 왕세자,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이 참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역시 트럼프 당선인과 함께 자리했다.
기념식은 대성당의 타종과 로랑 울리히 파리 대주교의 개문 의식으로 시작됐다.
이어 2019년 4월15일 화재 모습과 이후 복원 과정을 담은 짧은 기록 영상을 참석자들과 함께 지켜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대성당의 오늘을 있게 해 준 이들의 희생에 감사를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성당을 구하고, 돕고, 재건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그날 밤 노트르담은 상처를 입었지만 용감한 사람들의 용기에 의해 구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5년이란 약속한 시간 안에 성당 복원을 이뤄냈다며 "노트르담은 우리의 꿈, 심지어 가장 대담한 꿈도 각 개인의 의지와 모두의 헌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걸 알려준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해 "이 성당의 위대함이 모든 사람의 노력과 뗄 수 없다는 걸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노트르담 만세, 공화국 만세, 프랑스 만세"를 외쳤다.
마크롱 대통령은 종교와 국가를 분리한다는 세속주의 원칙에 따라 이날 연설을 대성당 앞마당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춥고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 행사 초청객들을 밖에 세워둘 수가 없어 부득이 성당 내에서 연설할 수밖에 없었다.
가톨릭계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 대사를 통해 전한 메시지에서 "기독교 신앙과 건축의 걸작이자 민족 역사의 오랜 증인이었던 성당이 화재로 사라질 위험에 모두가 마음 아팠다"며 "그날의 슬픔과 애도가 오늘 기쁨과 축하, 찬사로 바뀌었다"고 축하했다.
교황은 대성당 복원을 가능하게 한 공공기관의 노력과 국제적 기부 운동에 감사를 표하며 이런 연대가 단순히 "예술과 역사에 대한 헌신"을 넘어 대성당이 가진 "상징적이고 신성한 가치"를 전 세계인이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교황은 아울러 "곧 모든 계층, 배경, 종교, 언어, 문화를 가진 수많은 사람이 절대자와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대성당을 방문할 것"이라며 이들을 "형제자매"처럼 "관대하게 무료로 맞이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사임한 라시다 다티 문화부 장관은 노트르담 대성당의 방문객에게 입장료를 받자고 제안했다가 교구의 반대에 부딪힌 바 있다.
기념식은 울리히 대주교가 주례한 기념 예식으로 마무리됐다.
성당 주변에선 약 4천명의 시민이 외부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으로 기념식을 지켜봤다. 애초 4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날씨 탓에 인원이 대폭 줄었다.
8일 오전엔 대성당에서 주 제단 봉헌식과 함께 개관 미사가 열린다. 전 세계 170여명의 주교와 파리 교구의 본당을 대표하는 사제, 신자 등 초청된 인원이 참석한다. 마크롱 대통령도 함께한다. 오후 6시30분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첫 공개 미사가 집전된다.
sa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