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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12월 수상자로 김범준 포항공대 물리학과 교수를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물질은 보통 고체, 액체, 기체 세 가지 상으로 존재하지만,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액정과 같이 액체와 고체 성질을 동시에 갖는 제4상태 '네마틱' 상도 존재한다.
전자의 각운동량을 뜻하는 스핀에서 이런 네마틱 상이 존재할 것이라는 건 반세기 전 이론적으로 예측됐지만, 네마틱 상이 되면 자성이 사라져 기존 기술로는 관측이 어려웠다.
김 교수는 세계 3번째로 고분해능 X선 산란 분광기를 개발하고 이를 포항가속기연구소 내에 구축해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이리듐 산화물이 230K(-43.15℃) 이하 저온에서는 자기 쌍극자와 사극자가 공존했지만, 260K(-13.15℃)의 온도까지는 쌍극자가 사라져도 사극자가 남아있는 것을 확인했다.
스핀 네마틱은 네 개의 극으로 이뤄진 사극자가 정렬된 상태로, 230∼260K의 온도 범위에 스핀 네마틱 상태로 존재한다는 걸 보인 것이다.
여기에 김 교수팀은 이리듐 산화물의 스핀 공간 구조를 해독해 여러 개 스핀 사이에 양자 얽힘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는 양자 얽힘이 있는 스핀 액체에서 발생하는 고온 초전도 현상이 스핀 네마틱상을 띄는 이리듐 산화물에서도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관련 연구결과는 지난해 12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김 교수는 "앞으로 이 물질상의 특성을 잘 이해하게 되면 고온초전도체 등에 새로운 응용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hjo@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