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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임신 중 아기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암 치료를 거부한 산모가 끝내 세상을 떠났다.
더 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탈리아 밀라노에 사는 데보라 바니니(38)는 올해 초 암 4기 진단과 임신 사실을 동시에 알았다.
하지만 데보라는 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치료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몸은 점점 쇠약해져 힘든 임신기간을 겪었지만 지난 9월 18일(이하 현지시각) 임신 35주 만에 1.9㎏의 딸을 무사히 낳았다.
데보라의 엄마는 "기적이었다"며 "한마디로 한 편의 영화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데보라 역시 출산 후 SNS를 통해 "예상치 못한 조산, 폐색전증, 출산 전 응급 CT 촬영으로 고생했지만 예쁜 공주님을 얻었다"고 글을 남겼다.
하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는 지난 11월 26일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데보라는 딸, 남편과 함께 두 달을 보냈는데, "딸은 내 인생의 진정한 버팀목"이라고 그녀는 밝혔다.
생전 헤어숍을 운영하며 댄서로도 활동했던 그녀는 세상을 떠나기 전 "환영한다, 내 딸아. 아직 넌 모르겠지만, 너 덕분에 조금이라도 더 살 수 있었단다"라고 글을 남겼다.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의 아틸리오 폰타나 주지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위대한 사랑의 행동이다"며 "아이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바칠 수 있을 만큼 강한 사랑이다. 위대한 용기와 사랑을 보여준 그녀를 위해 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