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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국내 IPO 철회하고 미국으로 방향 튼 이유는?

강우진 기자

기사입력 2024-10-30 10:22 | 최종수정 2024-10-30 17:59


토스, 국내 IPO 철회하고 미국으로 방향 튼 이유는?
◇토스

토스가 국내 기업공개(IPO) 계획을 철회하고, 해외로 눈을 돌렸다. 미국 증시에서 IPO를 추진하기로 한 것인데, 한국 시장에서는 기업 가치를 온전히 인정 받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고강도 제재까지 받으며 사실상 국내에서 신뢰를 잃고, 울며겨자먹기식 해외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국내상장 준비 8개월 만에 중단…'생존율 10%' 美 겨냥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토스는 이번주 국내 IPO 주관사에 국내 상장 작업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다. 지난 2월 국내 상장을 위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 삼성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한 지 8개월 만이다.

토스는 이르면 연내 미국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미국 증시 입성을 준비할 계획이다. 상장 시기는 내년 하반기나 2026년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바라보는 토스의 기업가치는 10조~20조원 수준이다.

미국 증시는 국내보다 상장 자체의 난이도는 낮을 수 있지만, 준비 비용에 대한 부담과 퇴출에 대한 리스크는 존재한다. 상대적으로 높은 상장 및 유지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도 문제다. 이 때문에 나스닥에 상장한 한국 기업의 생존율은 약 10%에 불과한 상태다.

토스 측은 미국 시장을 우선 검토해 보기 위해 국내 상장사에 안내한 것이지 이를 국내 상장 자체를 철회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에서도 활로를 찾지 못한다면 언제든 한국 상장으로 노선을 다시 바꿀 수 있다는 의사로 풀이된다.

토스 관계자는 "미국 시장 상장을 다양한 옵션을 두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글로벌 핀테크 플랫폼으로 나아가고 싶은 방향성이나 목적성에 부합한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신뢰 잃어 '해외도피'?…금감원 역대급 제재

성공 가능성이 낮음에도 토스는 새로운 도전을 고집하고 있다. 당초 토스의 국내 IPO는 '가시밭길'이 될 것이란 예측이 주를 이뤘다. 위법과 관리 부실에 따른 수십억원대의 과징금 폭탄과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불릴 정도로 좋지 않은 금융시장 상황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감독원 제재 수위를 보더라도 토스의 이번 결정은 어쩔 수 없는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감원은 토스의 개인신용정보 관리 부실 등을 이유로 54억7400만원의 과징금과 6억28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여기에 임직원 감봉 3개월 1명, 견책 1명, 퇴직자 견책 2명 등 제재도 나왔다.

이는 신용정보법 개정 이후 최대액으로 금감원에서도 이를 엄중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과 소비자의 신뢰를 저버린 토스가 향후 IPO에 있어서 부침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이 밖에도 토스는 신용정보전산시스템 안전보호 의무 위반, 겸영업무 신고의무 위반, '내보험 조회서비스' 관련 개인신용정보 부당 수집·이용 및 프로그램 변경·통제 불철저 등 다수의 위반사항을 지적받으면서 허술한 내부 관리 행태를 여실히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토스 관계자는 "이번 결과를 받아들이고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와 안전한 금융 경험을 제공해 신뢰를 강화해 나갈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며 "지적 받은 문제들은 2021~2022년도에 이미 논의가 된 부분이라 상장 관련 결정에 영향을 준 부분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금감원 제재 외에도 침체한 금융시장으로 토스는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토스와 유사한 금융플랫폼인 케이뱅크의 최근 상장 철회 등이 영향을 줬다. 국내 주식시장이 저조한 상황에서 IPO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고, 금융플랫폼은 더더욱 주목받기 어려운 시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를 두고 토스는 최적의 시기가 아니면 상장하지 않겠다는 내부적인 합의를 고수해 왔다. 하지만 시장 수요와 경쟁력 회복이 좀처럼 이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미국으로 급선회하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과징금 등 부정적인 이슈가 희석되는데도 일정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판단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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