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에서 정신건강의학적 치료 병행 시 생존율 향상 효과가 있음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분석 결과 전체 사망률과 간질환과 관련된 사망률이 정신건강의학과적 치료를 받은 군에서 더 낮았을 뿐만 아니라, 간경화의 발생률 역시 유의하게 낮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중위 생존 기간(알코올성 간질환 진단 이후 50%가 생존한 시점까지의 시간) 역시 치료받지 않은 경우 10.1년에서 치료받은 경우 15.0년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냈다. 성향점수매칭(Propensity score matching)과 2년 랜드마크 분석(Landmark analysis)으로 교란변수의 영향과 가능한 편향의 효과를 제거해도 비슷한 결과가 유지됐다.
이번 연구는 알코올성 간질환을 진단받은 환자에서 초기부터 정신건강의학과적 개입을 시작하는 것이 유의미한 생존율 및 생존 기간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빅데이터에 기반해 처음으로 입증한 데에 의의가 있다.
양경모 임상강사(공동1저자)는 "알코올성 간질환을 처음 진단하는 내과 전문의 입장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연결이 필요해 보여 설득해도 거부감을 갖는 환자분들이 많다"며, "이번 연구 결과에서 입증된 생존 기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더 적극적으로 설득해볼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카이스트 박사과정 중 UK 바이오뱅크 관련 연구를 시작한 김성환 임상강사(공동1저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가 도움이 되는 이유는 술로 인한 간 기능 손상이라는 결과뿐만 아니라 건강이 해로울 정도로 술을 먹게 된 동기와 과정에 대한 치료를 병행하기 때문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대한간학회 국제학술지(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에 최근 게재됐으며, 한국연구재단 및 KAIST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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