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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현장] 서킷서 타야 제 맛을 느낀다! 포르쉐 DNA 그대로..월드로드쇼 2024

카가이 기자

기사입력 2024-09-02 10:33

사진제공 : 카가이(www.carguy.kr)


세계에는 수많은 자동차 제조사가 존재한다. 그러나, 드림카를 만드는 제조사는 한정돼 있다. 포르쉐는 만인의 드림카를 만드는 대표적인 자동차 업체다. 누군가는 아이코닉 스포츠카 911을, 누군가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세단 파나메라를, 누군가는 어떤 길이든 포르쉐답게 질주할 수 있는 카이엔을 드림카로 마음속에 품고 있다.



2019년, 포르쉐 첫 번째 전기 스포츠 세단 타이칸이 나오며 ‘전기차’를 드림카로 꿈꾸는 사람도 생겼다.사람들은 왜 포르쉐에 열광할까. 포르쉐 엠블럼이 주는 마법일까. 기자의 머릿속에 이런 의문이맴돌 쯤, 포르쉐 월드 로드 쇼(PWRS) 2024가 개최됐다. 포르쉐의 전기차, 4도어, 2도어까지 전 모델을 실제로 만나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포르쉐 월드 로드 쇼(PWRS)는 독일 본사에서 직접 주관하는 글로벌 행사다. 판매가 잘 되는 주요 기국가에서 모든 라인업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 및 진행된다. PWRS 2024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렸다.



아이코닉 스포츠카 911을 필두로 한 2도어 스포츠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파나메라, 카이엔 등 4도어, 포르쉐 전기차 라인업 타이칸과 마칸 일렉트릭을 한 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다.



런치 컨트롤을 통해 가속한 뒤, 브레이킹하는 포르쉐 타이칸 터보 크로스 투리스모

첫 세션은 브레이킹·슬라럼이다. 브레이킹 세션은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홈 스트레치 구간에 마련됐다. 경험할 차량은 ‘포르쉐 타이칸 터보 크로스 투리스모’다. 최고출력 707마력, 최대토크 95.9kg.m를 발휘한다. 구동력 손실은 최소화하고 오버부스트를 통해 최고출력을 884마력까지 끌어올리는 런치 컨트롤을 활용하면 2.7초까지 줄어든다.



말이 2.7초지, 실제로 경험했을 때의 감각은 유체 이탈 수준이다. 콘이 지나기 직전 브레이킹을 하면 온몸에 2톤이 넘는 공차중량 그리고 180km/h 이상의 속도가 만들어낸 관성이 그대로 전해진다.



총 5명이 2번씩 런치 컨트롤과 브레이킹을 반복하고, 인스트럭터가 각각 한 차례씩 시범 주행을 한다. 15번의 런치 컨트롤과 브레이킹이 연이어 계속됐지만, 타이칸 터보 크로스 투리스모는 지칠 기색이 없다. 가속은 물론 제동도칼 같다.



짐카나 코스를 주파하는 포르쉐 718 스파이더 RS

다음은 슬라럼이다. 짐카나 코스를 718스파이더 RS로 주파한다. 718스파이더 RS는 718 카이맨 GT4 RS의 오픈 탑 모델이다. 718 스파이더 RS는국내 미출시 차량이라 더특별하다.



718 스파이더 RS의 심장은 911 GT3와 공유한다.4.0L 6기통 박서 엔진을 탑재한다. 최고출력 500마력, 최대토크 45.9kg.m를 내며 최대 9000rpm까지 엔진을 돌릴 수 있다.공차중량도 놀랍다. 1410kg이다. 가벼운 차체에 미드십 엔진을 탑재했다. 스포츠카계에서는 '엄친아'와 같은 스펙이다.



짐카나 코스를 주파하는 포르쉐 718 스파이더 RS

첫 짐카나를 이런 엄친아와 함께한다니, 감개가 무량하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신경질적으로 튀어나간다. 자연흡기 박서 엔진이 내는 사운드는 게임 속에 있는 것 같은 감각을 전해준다. 차량 거동은 놀라울 정도로 가볍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대로 즉각즉각 머리를 집어 넣는다. 운전자가 해야 할 일은 가고 싶은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고, 그에 맞춰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일뿐이다. 나머지는 박스터 스파이더 RS가 알아서 해준다. 운전자의 요구가 과하지만 않다면 말이다.



핸들링 4도어 세션

다음은 '핸들링 4도어' 세션이다. 포르쉐의 위기를 뒤집은 카이엔 GTS 1대, 카이엔 터보 E-하이브리드1대, 카이엔 터보 E-하이브리드 쿠페 GT 패키지 그리고파나메라4 2대가 준비됐다.



카이엔은 포르쉐가 만들었지만, 기본 성질은 SUV다. 높은 전고에서 오는 물리적인 한계가 분명하다. 카이엔은 전자식 롤 스태빌라이제이션과 4D 섀시 제어 시스템을 통해 이를 극복한다. SUV는 고속 안정성은 좋지만, 코너링을 만나면 자세가 무너져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게 한다.



반면, 카이엔은 급격한 코너링을 만나도 좀처럼 자세를 무너뜨리는 법이 없다. 2톤이 넘는 거구가 보여주는 폭발적인 가속력도 놀랍다. 카이엔 터보 E-하이브리드, 그리고 카이엔 GTS는 최고출력이 400마력을 가뿐히 넘는다.정지 상태에서 100km/h 가속은 5초 이하에 끊는다. 폭발적인 가속력을 뒷받침하는 건 지치지 않는 브레이크다.





파나메라 4에 올랐을 때, 제일 먼저 기자를 놀라게 한 건 시트 포지션이었다. 통상 스포츠 세단이라 불리는 자동차의 시트 포지션은 스포츠카보다 편안한 세단에 가깝다. 파나메라는 시트 포지션은 한껏 낮고 깊어 스포츠카에 가까운 인상을 준다. 용인 스피드웨이에 오르자파나메라 4의 스포츠카 성향이더욱 살아난다.



타이어가 노면을 얼마나 움켜쥐고 있는지, 얼마나 미끄러지는지기자의 엉덩이에 즉각적으로 느껴진다. 덕분에 서킷 주행에서도 불안감이 일체 느껴지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출력이 낮아긴 직선 구간에서 거리가 멀어졌던 카이엔 터보와는 매 코너를 만날 때마다 거리가 가까워진다. 코너링이 이토록 즐거운 세단은 처음이다.



오후 세션은 올 일렉트릭(All Electric) 세션부터 시작이다. 타이칸, 마칸 일렉트릭이 준비됐다. PWRS 2023까지만 하더라도 4도어 세션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마칸을 올 일렉트릭 세션에서 만나니 감회가 새롭다. 마칸은 세부적으로 마칸 4와 마칸 터보 각각 1종씩 준비됐다. 각각최고출력 408마력(오버부스트), 639마력(오버부스트)을 발휘한다.



오전 핸들링 4도어 세션에서 만난 카이엔에 비해 차체 크기는 작지만, 전동화로 더해진 배터리로 더 무겁다. 마칸 일렉트릭에 오르면 서킷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상이다. 운전자는 물론 탑승객 모두를 배려하고 있는 편안한 인테리어다.



피트를 빠져나갈 때까지만 하더라도, 마칸 일렉트릭에 탑재된 에어 서스펜션이 전해주는 부드러운 승차감과 전기차 특유의 매끄러운 주행 감각이 돋보인다. 선행 타이칸이 가속을 시작했다. 스티어링 휠에 마련된 주행 모드 다이얼을 돌려 스포츠 플러스 모드를 활성화한다.



마냥 말랑말랑하던 에어 서스펜션은 금세 탄탄해진다. 코너를 만나자 2톤에 달하는 무게의 부담감이 전해진다. 하지만 마칸 일렉트릭은 묵묵히 코너를 밀고 나간다. 직선에서는 차체 하부에 깔린 배터리로 인해 금세 오뚜기처럼자세를 고쳐잡는다.



다음은 타이칸이다. PWRS 2024 개최 딱 일주일 전 신형으로 거듭난 타이칸을국내출시했다. 사실상 신형 타이칸을 처음으로 마주하는 자리다. 신형 타이칸은 외관 디자인 변화는 크지 않지만, 눈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인 성능과 효율을모두 개선했다.



신형 타이칸 터보에 오르기 위해 도어를 열자, 차체를 '훅'하고 들어올린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경험하니 놀랍다. 포르쉐는 일반적인 자동차보다 시트 포지션이 낮은 경우가 잦아, 탑승할 때 허리를 더 깊이 숙여야 한다.



포르쉐 액티브 라이드는 에어 서스펜션과 조합돼 차체가 언제나 수평을 유지하도록 도울 뿐더러 휠 하중을 균형 있게 배분해 타이어와 노면의 접지력을 높인다. 마칸 일렉트릭은 코너링을 만날 때마다 전기차 특유의 무게감이 느껴졌지만, 타이칸은 그보다 한수 위다. 한층 매끄러운 주행 감각을 가진 포르쉐의 스포츠카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는 2단 변속기가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100km/h를 넘어서면 2단으로 넘어가는데, 전기차에서 변속 감각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점이 하나의 운전 재미로 작용한다.



핸들링 2도어 세션

마지막 세션은 포르쉐의 하이라이트, '핸들링 2도어' 세션이다. 911 GT3 RS, 카이맨 GT4, 911 터보 S, 911 GTS이 준비됐다.



가장 먼저 이날 2도어 세션에서 상대적으로 출력이 낮은 911 GTS다. 3.0L 수평대향 6기통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490마력, 최대토크 58.2kg.m를 발휘한다. 기본적으로 사륜구동이지만, 구동력은 후륜에 치우친다. 리어엔진-후륜구동 RR 방식이 전해주는 주행 감각은 묘하다.



뒷바퀴에 무게가 쏠려 있지만포르쉐가 쌓아온 노하우로RR 방식의 단점은 상쇄한지 오래다. 오히려 뒤에 엔진을 실은 덕에 후륜 접지력이 좋다. 매 코너를 칼 같이 돌아나간다. 포르쉐의 듀얼 클러치 변속기 PDK는 운전자가 원하는 기어 단수를이미 알고 있다는 듯 변속한다.



포르쉐 911 GT3 RS는 포뮬러 원(F1)에서나 볼법한 DRS를 달고 있다

DRS 활성화 시,리어 윙의 유압식 후면 플랩이 열린다

포르쉐 911 GT3는 911의 고성능 라인업이자, 호몰로게이션 모델이다. 해당 모델을 기반으로 GT3 R, GR3 컵 등의 실제 레이스카가 제작된다. 그 중에서도 이날 만난 GT3RS는차체 경량화, 다운포스 확보 등을 주안점으로 레이스카에 한 단계 더 다가간 모델이다. 외관상 수많은 에어로 파츠가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외관상 추가된 에어로 파츠는 고속에서의 핸들링 성능을 높인다. 200km/h에서 409kg,285km/h에서 860kg의 다운포스를 만들어낸다. 다운포스로 고속 핸들링 안정성은 향상했지만, 직선 구간에서 최고속도는 소폭 낮아졌다.



포르쉐 카이맨 GT4

이를 극복하기 위해 포르쉐는 DRS를 선택했다. 911 GT3 RS 스티어링 휠 좌측 버튼에는 양산형 자동차에서 보기 힘든'DRS' 버튼이 존재한다. DRS를 활성화하면리어 윙의 유압식 후면 플랩이 열리며 공기저항이 줄고 최고속도를 낼 수 있도록 돕는다.



포르쉐 911 GT3 RS, 카이맨 GT4를 타는 내내 감탄사만 터져 나온다. 레이스카에 가까운 기민한 반응과 필터 없이 운전석에 전해지는 배기음 때문이다. 오전·오후에 만났던 포르쉐가 일반 도로를 고려했다면 이 두 차종은 오롯이 서킷만을 위해 만들어진 자동차같다.



PWRS 2024의 인스트럭터

PWRS는 레이싱 경험이 있는 전문 인스트럭터의 지도 아래 포르쉐의 특징을 배울 수 있는 자리다. 사실상 서킷 경험을 비롯한 스포츠 주행 경험이 전무했던 기자지만,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무자비한 포르쉐 스포츠카를 무리 없이 한계까지 몰아붙일 수 있었던 건오롯이 인스트럭터의 공이다. 포르쉐라는 매운맛 재료는 인스럭터라는 전문 셰프에 의해 맛있는 오마카세 코스 요리가 된다.



PWRS 2024를 경험하고 느낀 점은 각기 다른 장르의 자동차지만, 자동차마다 포르쉐의 신념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자동차는 911 GT3 RS와 마칸 일렉트릭이다. 두 차종은 완전히 성향이 반대된다.



911 GT3 RS는 자연흡기 엔진에 뒷바퀴를 굴리고 실내외에 레이스 관련 장비를 탑재해달리기에만 집중했다. 마칸 일렉트릭은 순수전기 파워트레인에 차고가 높은 중형 SUV다. 제원만 놓고 보면 사실 포르쉐와 가장 어울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실제로 주행해보면 두 자동차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어떤 코너링이든 빠르게 돌아나가고, 단숨에 가속하고안정적으로 멈춘다. 한 마디로 운전이 즐겁다. 포르쉐 정신이 깃들어있다는 말이다. 두 자동차에게 다르게 주어지는 건 주행 환경이겠다. 911 GT3 RS는 서킷이, 마칸 일렉트릭은 도심속 도로가 어울린다. 포르쉐가 만인이 꿈꾸는 자동차 제조사가 된 데는 이런 이유가 있지 않을까.



용인=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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