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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유전적으로 당뇨병 위험이 클수록 인슐린 분비능력이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하지만,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면 감소 속도가 더뎌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뇨병 고위험군이라도 운동, 금연, 충분한 수면 등 바람직한 생활습관을 통해 당뇨병 발병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당뇨병의 유전적 위험을 정량적으로 표현한 '다유전자 위험점수'는 당뇨병 발생에 대한 주요 예측 지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인슐린 분비능력과도 연관성을 갖는다. 그러나 이 점수와 장기적인 인슐린 분비능력의 변화에 대해 분석한 연구는 이제껏 없었다.
연구팀은 당뇨병이 없는 3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유전체분석을 실시해 당뇨병 관련 유전자변이 여부를 확인한 후, 다유전자 위험점수를 계산해 이 점수에 따라 ▲고위험(상위 20%) ▲중간위험 ▲저위험(하위 20%)으로 구분했다.
14년에 걸친 당부하검사를 비교한 결과, 모든 그룹에서 인슐린 분비능력이 점차 감소했지만 고위험군의 감소폭이 가장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위험군에 비해 고위험군의 인슐린 분비능력 감소 속도는 1.83배 빨랐다. 즉 유전적 요인에 의해 인슐린 분비능력의 장기적인 변화가 결정됐다.
추가적으로 다유전자 위험점수와 함께 5가지 건강한 생활습관(건강한 식단, 운동, 금연, 체중관리, 충분한 수면) 실천 여부에 따라 인슐린 분비능력 감소 속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모든 유전적 위험 그룹에서 건강한 생활습관은 인슐린 분비능력 감소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됐다. 특히 유전적 고위험군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한 가지 더 실천할 때마다 10년 후 인슐린 분비능력이 4.4%씩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다유전자 위험점수를 활용해 인슐린 분비능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당뇨병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생활 습관 개선이 당뇨병 예방이나 발병 지연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고위험군일수록 생활습관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수헌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당뇨병 발병 후 심각한 인슐린 결핍이 예상되는 환자를 유전정보에 따라 선별하고, 조기 개입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뇨병 치료 분야에서 유전자 기반 정밀의료가 발전해 환자 맞춤형 당뇨병 예방 및 관리가 가능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당뇨병 분야의 권위지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 IF;14.8)' 최근호에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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