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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의심사고 막으려면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도입해야

카가이 기자

기사입력 2024-07-07 07:14

사진제공 : 카가이(www.carguy.kr)


서울 시청역 교차로 차량 돌진 사고

국내에서 해마다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차량의 의도치 않은 가속을 사고 원인으로 주장하는 경우가 다수지만, 법원에서 급발진이 인정된 경우는 아직까지 없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013년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급발진 의심 사고 40건 가운데 약 80%가 운전자의 오조작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개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하는 상황에서 가속 페달을 밟는 경우다. 이른바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사고다.



특히 지난 2월 유엔유럽경제위원회(이하 UNECE) 주관 ‘페달 오조작(ACPE)’ 전문가 기술 그룹 회의에서 한국교통안전공단이 공개한 발표 자료에서 숙련된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실수 사례가 나타났다.



자료에 담긴 사례는 지난해 11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주택가를 운행하던 전기 택시가 담벼락을 들이받아 운전자가 부상 당했던 사고다. 당시 65세 택시 운전기사는 “우회전 중 급발진으로 브레이크를 수 차례 밟았으나 작동하지 않았다”며급발진을 주장했다.



그러나 페달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결과 페달 오작동에 의한 사고임이 확인됐다.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주장한 시점에서 차량에 속도가 붙었으며, 이후 3초 동안 30m를 달리는 상황에서 운전자는 가속 페달을 여섯 차례 밟는다.



이후 일곱 번째 페달을 밟은 뒤에는 발을 떼지 않고 119m를 내달렸다. 운전자가 밟고 있던 건 ‘가속 페달’이었다.



전문가들은 급발진이 의심되면 두 발로 브레이크를 밟아볼 것을 조언한다



이렇듯 페달 오조작은 운전자의 판단 착오에서 비롯된다. 매스컴은 페달 오조작을 고령 운전자만의 문제로 바라보는 경우가 잦다. 그러나 젊은 운전자가 실수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때문에 본 사안은 연령대 구분 없이 ‘운전자의 실수로 인한 사고를 어떻게 막을 것이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페달 오조작을 막기 위한 논의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UNECE는 지난달 차량에 페달 오작동 방지 장치를 설치하도록 하는 안을 골자로 한 국제 규제 조항을 채택하기로 했다. 특히 페달 오조작 방지를 위한 기술은 초고령 사회인 일본에서 전문적으로 개발됐다.



토요타가 2012년부터 도입한 '인텔리전트 클리어런스 소나(ICS)'



대표적인 자동차 제조사는 토요타다. 토요타는 2012년부터 ‘인텔리전트 클리어런스 소나(Intellignet Clearance Sonor, 이하 ICS)를 도입했다. 2018년에는 ’페달 오용 가속 제어 시스템‘을 출시했다. 토요타 ICS는 운전자가 시동 후 페달 오조작으로 급발진할 경우, 음파 탐지, 후방 카메라를 통해 물체를 감지하고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충격을 완화한다.



토요타에 따르면 ICS는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잠재적 사고 70%를 예방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한다. 2020년에는’페달 오용 가속 제어 시스템 Ⅱ‘를 발표했다. 차량 전방에 장애물이 없더라도 페달 오용이 감지되면 가속을 억제하도록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다.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인지와 해법을 빠르게 찾아나선 만큼, 2022년 기준 일본에서 판매한 신차 90%에 이러한 장치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부터 '페달 오조작 안전보조 시스템(PMSA)'을 탑재한다

국산차에도 페달 오조작 사고를 예방하는 안전 장비가 탑재될 예정이다. 지난 27일부산국제모빌리티쇼에서 공개된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이 선두주자다.



캐스퍼 일렉트릭에 탑재되는페달 오조작 안전보조 시스템(PMSA)는 정차 또는 저속주행 시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오인해 밟을 경우충돌을 방지하는 기능이다. 전후방 장애물이 가까운 상황에서 가속 페달을 밟으면 시스템이 페달 오조작으로 판단해 브레이크를 즉각 걸어준다.



다만, 가격표 등 상품 구성이 아직 발표되지 않아,기본 안전 사양으로 탑재될지, 추가 옵션으로 탑재될 지는 미지수다.차량 성능은 날이 갈수록 급격히 좋아진다. 과거처럼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굼뜬 가속력을 보이는신차는드물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즉각적으로 저단으로 변속하고 호쾌하게 튀어나간다. 지금까지는 이런 걸 잘하는 자동차 제조사가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전기차 시대를 바라보고 있는 지금, '언제든지빠르게 튀어나가는자동차'가좋은 자동차평가를 받기 힘들 것이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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