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우울증 병력이 없는 성인 5명 중 3명은 '우울감'을 호소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연령층이 젊고, 증상이 있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설문조사에 응했을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우리 사회에서 우울증 유병률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또한, 우울증의 병력이 없으나 우울증 선별검사에서 양성인 509명 중 86.8%는 우울증에 대한 진료를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으며, 94.0%는 의사로부터 우울증 진단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한 김 교수는 "우울증 선별검사 양성자 중 불과 6.0%만이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는 것은 의사들 또한 우울증에 대한 진단을 제대로 내리지 못하고 무관심하거나 방치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울증의 병력이 없고 우울증 선별검사에서 양성인 사람 중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았을 경우' 74.5%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생각이 있지만, 25.5%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생각이 없다고 답했으며 69.4%는 항우울제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를 받지 않으려는 이유로는 '본인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되어서'와 '병원에서 치료받아도 효과가 없을 것 같아서'라고 답한 경우가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학교나 직장생활에 지장을 줄 것 같아서', '주위의 부정적인 시선이나 편견이 걱정되어서', '병원 기록에 남아서 추후 보험 가입 등에 문제가 생길까봐' 순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의 허연 교수는 "우울증 치료에 대해 일반인들의 인식이 부족하고 우울증에 대한 그릇된 편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국민 홍보를 통해 우울증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바로 잡아야 하며, 사회구조적으로 우울증으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인식과 제도를 개선해 우울증 치료가 적시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오는 18일 삼성동 베어홀에서 개최되는 '임상우울증학회 창립심포지엄'에서 김하나 교수가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심포지움에서는 AI기반의 안면 인식 기술을 이용한 우울증 스크리닝 임상시험 결과 발표와 함께 일차의료 현장에서 쉽게 접하는 비만, 인지기능장애, 위장관 장애 환자에서 신체질환과 우울증을 통합해 관리하는 연수강좌도 함께 진행된다.
이번 설문조사를 주도한 김영식 회장(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명예교수)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서 우리사회에 아직도 우울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나 진료의 문턱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 확인되었으며, 학회가 전 국민의 우울증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제도개선을 통해 우울증에 대한 조기 진단 및 치료가 활성화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학회는 우울증 진료의 활성화로 우울증 환자의 사회 복귀를 돕고, 궁극적으로 국민의 정신건강 증진 및 건강한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자 모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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