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이 성과급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직원 불만에서 시작된 사안이 시간을 거듭하면서 갈등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회사 차원에서 갈등을 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매년 최대 실적을 갱신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선 노사 갈등이 달갑지 않다. 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러나 지난해 성과급은 기본급의 평균 362%로 2022년 870%와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도 성과지표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축소된 성과급으로 인한 내부 불만은 직원들의 트럭 시위로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은 지난 2월 5일부터 한 달 가량 서울 여의도 본사와 강남구 일대에서 트럭 시위에 나섰다. 트럭에 설치된 전광판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형태다. 성과급 책정에 대한 기준에 대한 불만과 IRA 관련 업무를 위해 노력하는 직원들의 노동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제공하지 않았고, IRA에 따른 이익금을 재무제표상 이익으로 구분했지만 성과급 산정 시에는 제외해 비용을 절감하는 이중적 태도 등을 문제 삼았다. '경영목표 명확하게 성과보상 공정하게 직원들을 사랑하면 1등 LG 문제없다', '피와땀에 부합하는 성과체계 공개하라' 등이다. 특히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이익금의 일정 규모를 성과급 재원으로 설정하는 '프로핏 셰어링' 방식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사장 등 주요 임원들은 성과급 갈등이 확대됨에 따라 지난달 2일 성과급을 비롯한 처우 개선, 조직문화, 소통 활성화 등을 논의하기 위해 타운홀 미팅을 진행했다. 당시 김 사장은 "많은 고민을 통해 1분기 내 합리적인 개선안을 마련하고, 향후 총보상 경쟁력을 더 높여 경쟁사보다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직원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았다. 소통을 통해 갈등을 진화하겠다는 타운홀 미팅이 오히려 노사 간 다양한 사안에 걸쳐 바라보는 시각 차이가 크다는 것만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최근 사업보고서 공시를 통해 밝힌 권영수 전 부회장의 상여금 수령액이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시를 보면 권 전 부회장은 지난해 상여금 26억700만원을 수령했다. 전년 상여금 1억4700만원과 비교해 증가폭이 크다. 권 전 부회장은 2021년 11월 1일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취임했다. 산술적 평균을 적용하면 2021년 상여금 1억4700만원은 2개월분으로 연간 환산 시 9억원 정도로, 2022년의 경우 전년 대비 3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권 전 부회장이 2023년 지급받은 상여금은 2022년도 성과에 대한 것으로, 최근 직원들이 문제를 삼고 있는 2023년 실적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2차 타운홀 미팅에서 평균 임금인상률을 6%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회사 안팎의 여러 경영 상황과 경쟁사 기본 연봉 수준과 예상 인상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모든 연봉 수준을 경쟁사 이상으로 하겠다는 목표와 기조를 계속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