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갑질 의혹'에 대한 조사를 본격화했다. 사모펀드가 보유한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 전반에 걸쳐 전방위 압박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bhc, 메가MGC커피(메가커피)를 시작으로 샐러디와 굽네치킨 등으로 현장 조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선 사모펀드를 넘어 업계 전반에 대한 조사 범위가 넓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공정위는 조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될 경우 엄중 처벌에 나설 계획이다.
bhc·메가커피·샐러디, 굽네 등 현장 조사
13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2일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샐러디 가맹본부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가맹점주에게 과도한 필수 품목을 지정하고 있는지, 점주의 사전 동의 없이 판촉 행사 비용을 전가하고 있는지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샐러디는 샐러드 및 간편 식사 식품을 판매하는 프랜차이즈다. 샐러드 분야에서는 업계 1위로, 전국에 350여 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사모펀드 운영사인 하일랜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지난해 300억원 가량 투자했다. 공정위는 샐러디와 같은 날 굽네치킨에 대한 현장 조사 진행했다.
공정위의 샐러디 현장 조사는 '사모펀드 프랜차이즈 직권조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육성권 공정위 사무처장은 지난해 12월 외식업 브랜드 가맹점 사업자 협의회 대표들과 간담회에서 "사모펀드 소유 가맹본부를 중심으로 단기에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가맹점주에게 각종 비용을 전가하는 행위에 대한 우려를 알고 있다"며 "내년 중 직권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 12일 샐러디에 앞서 지난 5일 bhc와 메가MGC커피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선 바 있다. bhc는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 가맹점주에게 떠넘기기·12시간(낮 12시~밤 12시) 영업 강요, 메가커피는 광고비를 가맹점주에게 전가 등의 의혹이 제기됐던 곳이다. bhc는 MBK파트너스, 메가커피는 우윤파트너스 및 프리미어 파트너스가 각각 투자자로 참여한 프랜차이즈다.
사모펀드들은 외식 프랜차이즈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적은 비용을 투자, 체질 개선을 바탕으로 한 재매각을 통해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게 수월하다는 게 이유다. 다만 최근 몇 년 사이 인수합병(M&A)시장에서 프랜차이즈 인기는 떨어진 상태다. 최저임금 인상, 교체주기가 빨라진 외식 트렌드, 물가인상 주범이라는 인식 등 주변 경영환경이 악화한 영향을 받았다. 공정위 규제 강화가 계속되고 있는 점도 한몫 거들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모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프랜차이즈는 액시트 일환으로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한 쥐어짜기식 운영에 나서고 있다는 불만과 의혹 등이 제기됐고, 공정위는 관련 문제 해결에 나선 셈이다.
공정위는 최근 연이은 프랜차이즈 갑질 의혹 현장 조사와 관련해 대해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조사 중인 사안에 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배경에서다. 다만 공정위는 "법 위반 사항이 있다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 "문제 시 엄정 대응"…다음 조사 대상 관심
프랜차이즈업계에선 공정위의 현장 조사가 당분간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국정감사와 가맹점주협의회 등에서 문제가 지적됐던 버거킹, 투썸플레이스, 맘스터치, 기영F&B(두찜-떡참)등을 조사 대상 후보군으로 분류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버거킹은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투썸플레이스는 사모펀드 칼리일그룹이, 맘스터치는 케이엘앤파트서스가 대주주로 있는 곳이다. 기영F&B는 지난해 국감에서 갑질 관련 문제를 지적 받은 바 있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최근 사모펀드 보유가 아닌 굽네치킨에도 조사를 진행, 프랜차이즈 갑질 의혹에 전방위적 압박이 시작된 만큼 가맹본부 마다 대책 마련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