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 3년 연속 중국에 수주량 밀려…수주선종 다양화는 긍정적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2년 인도한 초대형 에탄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제공=한국조선해양

올해도 한국 조선업계가 선박 수주량에 있어서 중국보다 뒤처진 것으로 보인다.

수주량은 3년 연속 중국에 밀렸지만, 고부가가치 선박인 친환경 선박 위주로 수주를 다양화한 것은 긍정적이란 평가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말 기준 올해 전 세계 누적 선박 발주량은 3803만CGT(표준선 환산톤수·1746척)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줄었다.

한국은 올해 955만CGT(201척)를 수주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감소한 수치로, 중국에 이은 글로벌 2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올해 6% 줄어든 2189만CGT(995척)을 수주하면서 지난 2021년 이후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게 됐다.

최근 조선업은 호황기를 맞았지만, 국내 조선업체들은 건조공간 부족과 인력난 등으로 선별 수주에 나서면서 수주량 감소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국내 조선 '빅3'의 수주 목표 달성률도 이전보다 미진한 상태다.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은 각각 목표액의 38%, 16%, 7%를 초과하는 실적을 거뒀지만, 올해는 136%의 달성률 보인 HD한국조선해양 외에는 목표액을 채우지 못했다.

올해가 한 달 남은 상황에서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의 수주 목표 달성률은 각각 43%, 69%에 그쳤다.

◇한화오션이 개발한 암모니아운반선 조감도. 사진제공=한화오션

다만 업계에서는 목표 달성 여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카타르페트롤리엄(QP)이 2020년 한국 빅3와 맺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 슬롯 계약(독을 미리 선점하는 계약)에 따라 올해 말 빅3에 총 40척 가량을 2차 발주할 것이 유력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이 40척 중 17척을 미리 계약했고, 나머지 물량은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이 나눠 가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다음달 장보고-III 잠수함 계약도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국내 조선 빅3는 대표 친환경 선박 LNG 운반선과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암모니아 운반선, 암모니아 추진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등 수주 선종을 다양화한 것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초 유럽 선사와 국내 HMM으로부터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2척과 7척을 각각 수주했다. 지난 2021년에는 해운사 머스크와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건조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메탄올은 기존 선박유보다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등 오염물질 배출을 줄인 친환경 연료다.

7월에는 이산화탄소를 운송하는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2척을 수주했고, 9월에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가스텍 2023'에서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4척을 계약했다.

또 지난 10월에는 벨기에 해운사 엑스마르와 중형 LPG운반선 2척에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 엔진을 적용하기로 해 암모니아 추진선 수주에도 성공했다.

◇SHI LNG. 사진제공=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은 연소 시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한화오션은 그리스 나프토마로부터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4척을 6562억원에 수주했다. 이 선박은 9만3000㎥의 암모니아를 운송할 수 있다.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도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1척을 1630억원에 추가로 수주했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수주의 대부분을 친환경 선박으로 채웠다.

삼성중공업 지난 7월 대만 에버그린으로부터 1만6000TEU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6척을 4조원에 계약했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수주한 선박은 컨테이너선 16척, LNG운반선 7척, 원유운반선 2척 등이다.
강우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