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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우리나라 부채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통계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특히 가계와 기업 등 민간 부채 비율은 다른 주요국과 비교할 때 가파른 속도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고금리 기조마저 이어져 한국 경제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3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부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부채 비율은 281.7%였다. 코로나19 이전인 2017년과 비교하면 5년 만에 42.8%포인트가량 부채가 늘었다. 이는 IMF가 데이터 확인이 가능한 26개국 중 가장 높은 증가 폭이라고 한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2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민간 부채 문제를 지적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명목 GDP 대비 민간 신용(가계·기업 부채 합계) 비율이 225.7%로 집계됐다. 1분기 말(224.5%)보다 1.2%포인트 높은 역대 최고 기록이다. 이 가운데 가계 부채 비율(101.7%)은 부동산 시장 회복 등에 따른 주택 관련 대출 증가의 영향으로 직전 분기보다 0.2%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선진국(1분기 말 73.4%)과 신흥국(48.4%)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기업 신용 비율(124.1%)도 금융기관의 기업 대출 확대와 코로나19 금융지원 등의 영향으로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을 넘어섰다.
정부가 가계와 기업의 '빚 폭탄'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경제의 버팀목 격인 중앙정부의 부채도 계속 불어난다는 점이 문제다. IMF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정부 부채는 GDP 대비 54.3%를 기록했다. 2017년 40.1%보다 14.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그간 코로나19 시기라는 특수성도 있었지만 정부 부채 증가로 재정 정책을 통한 정책적 수단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효율적 예산 집행으로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래야 부채 문제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정책적 대응을 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이 그나마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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