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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영의 성장 솔루션] 휴대폰 보는 시간과 키는 반비례한다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3-09-12 05:49 | 최종수정 2023-09-13 09:13


"이제 그만 휴대폰 보고 자야지. 벌써 1시가 다 됐어."

오늘도 채훈이(가명) 엄마는 잔소리를 시작한다. 이제 중학교 1학년인데 학교와 학원까지 다녀오면 밤 9시가 훌쩍 넘는다. 하루 종일 공부하느라 지쳤을 테니 휴대폰으로 동영상도 보고, 친구들과 카톡도 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싶은 아이 마음을 이해는 한다. 하지만 그냥 놔두면 새벽 2~3시가 되어도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잔소리를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다.

잠을 충분히 못 자면 다음날 졸려서 수업에 집중할 수 없는 것도 문제지만 키가 크지 않을까 더 걱정이다. 사실 채훈이가 키가 작아 초등학교 5학년 때 성장클리닉에 가서 검사를 해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성장호르몬이 정상으로 나왔고, 다른 특별한 문제도 없어 의사 선생님이 적극적으로 성장호르몬 치료를 권하지 않았다. 잠 푹 자고, 운동 열심히 하고, 식사만 잘해도 때가 되면 키가 클 것이라 해서 마음을 놓았는데, 아이가 잠을 안 자니 키가 크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만 하다.

단순한 기우가 아니다. 수면과 성장호르몬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몸에 필요한 성장호르몬이 3분의 2 이상 분비된다. 자는 내내 나오는 것이 아니라 깊은 잠을 푹 잘 때 많이 나온다. 지금까지의 상식으로는 보통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성장호르몬이 가장 많이 나온다는 것이 정설처럼 알려져 있는데, 최근 들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가 보고되고 있다. 보고에 의하면 언제 자도 푹 자면 충분히 성장호르몬이 나온다고 하니 좀 늦게 자더라도 푹 자면 괜찮다.

수면은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수면은 크게 4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단계가 높아질수록 깊은 잠을 잔다. 성장호르몬은 1~2단계 얕은 잠을 잘 때도 나오기는 하지만 3~4단계 깊은 잠을 잘 때 많이 나오는데, 자기 전에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잠이 들기도 어렵고, 잠이 들더라도 깊은 잠을 자기 어렵다.

깊은 잠을 자려면 자기 전에 휴대폰부터 꺼야 한다. 조명도 어둡게 해서 뇌가 잠을 자야 할 시간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준비를 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침실의 온도와 습도도 쾌적한 상태로 맞추고, 주변의 소음을 최대한 차단해 주어야 꿀잠을 잘 수 있다.

자다 깼을 때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보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 또한 금물이다. 휴대폰에서 새어 나오는 빛과 전자파가 뇌를 각성시켜 다시 잠들기도 어렵고, 깊은 잠을 자는데도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자기 전에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키가 잘 자라지 않을 확률은 높아진다. 성장호르몬 치료를 하고 있다 해도 마찬가지다.


간혹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히기만 하면 키가 큰다고 아는 분들이 많은데,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된다. 그러니 취침 전에는 가능한 한 아이가 휴대폰을 보지 않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도움말=인천힘찬종합병원 바른성장클리닉 박혜영 원장(내분비내과 전문의)


[박혜영의 성장 솔루션] 휴대폰 보는 시간과 키는 반비례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바른성장클리닉 박혜영 원장(내분비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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