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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당뇨 코치', 라이프스타일도 바꿀까?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23-03-30 09:15 | 최종수정 2023-03-31 10:43


대표적 만성질환인 당뇨 관리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뜨겁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30세 이상 성인의 16.7%(약 570만명)는 당뇨병 환자, 44.3%(약 1500만명)는 당뇨병 전 단계인 전당뇨에 해당해 당뇨 인구 2000만명 시대가 열렸다. 이는 10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질병 부담 역시 껑충 뛰었다. 질병관리청 통계 기준 2015년 1조8000억 원이던 당뇨병 진료비는 2020년 2조9000억 원으로 60% 급증했다. 건강보험공단이 집계한 2021년 당뇨병 연간 진료비는 3조2000억원에 달한다.

당뇨는 고혈압·고지혈·비만 등 관련 질환 및 말초신경병증·족부궤양·당뇨망막병증 등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한다. 또한 전당뇨 상태에서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5년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30~4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철저한 예방·관리가 필요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생활습관 관리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높다. 디지털 의료기기를 앞세운 제약사들은 물론, 인공지능(AI) 등 IT 노하우가 강점인 기업들도 당뇨 관리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다.


'AI 당뇨 코치', 라이프스타일도 바꿀까?
 ◇3월 2일 경기 성남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  사진제공=카카오헬스케어
최근 가장 주목받은 곳은 지난해 3월 카카오의 의료 전문 자회사로 출범한 카카오헬스케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이달 초 연속혈당측정기(Continuous Glucose Monitoring·CGM)와 스마트폰을 활용한 혈당 관리 서비스를 올해 3분기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당뇨·전당뇨 이용자가 생활 습관을 교정하면서 혈당을 관리하고 각종 합병증 예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목표다. 웨어러블 기기와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해 운동, 수면, 식사, 스트레스, 체지방, 근육량 등 혈당에 영향을 미치는 데이터를 입력하고, 이를 AI로 분석해 생활 가이드를 제공하게 된다. 예를 들어 식사 후 혈당이 올랐을 때 메뉴와 식사량에 따라 혈당을 내리기 위한 운동량과 휴식시간 등을 알려주는 것.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당뇨의 경우 삶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만큼, 이 서비스를 통해 합병증을 줄이는 것은 물론 전당뇨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KT는 서울성모병원과 손잡고 당뇨 환자를 위한 '디지털 트윈'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공간에 현실과 똑같은 쌍둥이를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통해 결과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음식의 종류, 영양성분, 칼로리 등을 자동으로 인식해 식단 관리를 돕는 '인공지능(AI) 식이관리 솔루션'과 환자의 혈당에 맞게 주입될 인슐린 양을 분석하는 '진화형 인공췌장 알고리즘'을 개발해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고, 당뇨 환자의 상태를 예측해 관리하는 것. 지난해 말에는 '혈당 예측' AI의 프로토타입 모델 개발을 완료했고, 올해는 가톨릭대학교와 영남대학교의 임상연구 수집데이터를 기반으로 해당 모델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지난해 4월 국내 최초로 연속 혈당 측정 데이터와 라이프로그(Life Log) 데이터에 기반한 혈당 예측 및 관리 기술을 개발했다"면서, "혈당 예측 AI 기반, 헬스트윈 기술을 활용해 개인 맞춤 혈당 관리를 보다 직관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당뇨 관련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은 해외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KT는 10년간 당뇨 환자가 배로 늘어난 베트남 진출을 타진 중이고, 카카오헬스케어도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제당뇨병연맹의 '당뇨병 백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5억4000만명이었던 전 세계 당뇨병 환자는 오는 2024년에는 8억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AI 당뇨 코치', 라이프스타일도 바꿀까?
 ◇연속혈당측정기 '프리스타일 리브레'.  사진제공=대웅제약
제약사들 역시 치료제 뿐 아니라, 연속혈당측정기 기반 당뇨 관리 솔루션 제안에 한창이다. 연속혈당측정기는 복부·팔 등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포도당 농도를 5분 간격으로 자동 측정한다. 측정 결과는 블루투스, 혹은 근거리 무선통신(NFC)으로 전용 수신기나 스마트폰으로 전송된다. 한 번 부착하면 최대 15일까지 사용할 수 있어 수시로 바늘로 찔러 채혈하는 불편을 덜 수 있다. 또한 혈당 수치 변화 추이를 효과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지난 2020년 애보트의 연속혈당측정기 '프리스타일 리브레'를 도입한 대웅제약은 국내 시장 선두 주자다. 임신육아 대표 플랫폼인 마미톡과 손잡고 임신성 당뇨 환자들에게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을 적극 홍보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아이쿱사와 함께 연속혈당측정기를 활용한 디지털 교육 시스템인 CGM AID 캠페인을 진행했다. 의료진이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이 필요한 대상자를 선별하고, 처방·판독·교육·관리를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디지털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밖에 한독 메드트로닉의 '가디언커넥트', 휴온스글로벌의 '덱스콤G6' 등이 대표적 연속혈당측정기로 꼽힌다. 카카오헬스케어가 주요 파트너로 낙점한 국내 기업 아이센스의 '케어센스 에어'도 올 3분기 국내 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고, 유럽 인증도 추진 중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당뇨병 환자의 합병증 예방뿐만 아니라, 당뇨병 전단계에서의 당뇨병 예방 및 비만 환자의 대사증후군 예방 수요를 고려할 때 연속혈당측정기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연속혈당측정기 시장은 연평균 11.5% 성장해, 오는 2030년에는 163억달러(약 21조2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디지털 헬스케어 본격 도입으로 번거로운 기존 채혈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음식 사진만으로도 혈당 예측이 가능해지고 AI의 실시간 대응 가이드를 받을 수 있게 되는 등 혈당 관리가 편리하게 진화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보다 세분화된 당뇨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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