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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연봉 최고 '30억원'…역대급 실적에 '성과급 잔치' 연 보험·카드사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23-03-20 08:36 | 최종수정 2023-03-20 09:24


'성과급 잔치' 논란이 일었던 보험회사와 카드회사 소속 최고경영자 연봉이 최대 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역대급 실적이 그 배경이지만, 고금리 대출로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생·손보사들은 지난해 총 9조여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토대로 수천억원에 달하는 임직원 성과급을 지급했는데, 고객의 어려움을 외면하면서 대출 문턱만 높이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일례로 삼성화재는 지난 1월 말 임직원들에게 역대 최대인 연봉의 47%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삼성생명의 성과급은 연봉의 23%였다. DB손해보험도 연봉의 41%를 성과급으로 지급한 바 있으며, KB손해보험은 월 상여금 기준 55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현대해상은 연봉의 30% 내외, 메리츠화재는 연봉의 60% 내외를 성과급으로 정한 바 있다.

카드사 역시 다르지 않다.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삼성카드 등 4개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1조8467억원에 달했고, 삼성카드의 경우 연봉의 절반 가까이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고객의 이용 한도 등 고객 서비스를 대부분 줄였고 신용대출 평균 금리를 10% 중후반대까지 인상해 이용 고객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외면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같은 논란 속에 보험·카드사 CEO들의 연봉 역시 주목받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회사 임원진의 연봉 가운데 가장 높은 액수는 29억4300만원을 기록한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이었다. 이어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이사 17억6400만원, 전용묵 삼성생명 대표이사 15억9600만원, 조용일 현대해상 사장 12억400만원,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11억6000만원,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이사 10억9800만원 순이었다.

눈여겨 볼 점은 지난해 보험사들의 실적이 좋았던 만큼 임원들의 연봉에 상여금이 대거 반영됐다는 것이다.

먼저 정몽윤 회장 연봉 총액인 29억4300만원 가운데 상여금은 무려 20억3800만원이 포함됐다. 홍원학 대표의 연봉에는 9억4600만원이, 전용묵 대표이사 연봉에는 6억1000만원, 조용일 사장 연봉에는 8억1300만원, 김정남 대표이사 연봉에는 5억9000만원이 각각 반영됐다.

지난해 보험회사의 이사·감사 1인당 평균 연봉만을 따져보면 현대해상이 7억6100만원으로 1위였다. 다음으로는 삼성화재(5억1400만원), 삼성생명(4억9800만원), DB손해보험(3억3000만원), 한화생명(3억2900만원) 순이었다.


지난해 카드회사의 임원진 연봉을 살펴보면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가 상여금 10억1500만원을 포함해 연봉 18억600만원으로 최다였다. 이어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가 연봉 12억1700만원(상여금 6억1700만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이사·감사의 1인당 평균 연봉은 삼성카드가 6억21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신한카드가 2억4400만원, 우리카드가 1억4900만원, 국민카드가 1억4700만원이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최근 보험회사와 카드회사를 대상으로 임원의 성과 보수 체계 적정성 여부에 대한 점검을 벌인 바 있다. 향후 금융회사에 이를 바탕으로 과도한 성과급 지급 자제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지난 1월 이복현 금감원장은 보험사 최고경영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사적 안전망으로서 보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민생안정을 위한 보험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달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보험회사와 카드회사는 올해의 경우 전반적 경영 환경이 악화된데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경고까지 받은 상황이라 지난해와 비교해 성과급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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