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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들 잇단 반대 의견에 사법리스크 이슈까지…KT 둘러싼 외풍 언제 잠재워지나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23-03-14 08:30 | 최종수정 2023-03-16 10:28


차기 대표이사 선임을 목전에 두고 있는 KT가 잇달아 외풍을 맞고 있다. 최종 후보로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내정됐는데, 그가 차기 대표이사로 적합한 지를 두고 다양한 목소리들이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

상황이 이런 가운데 KT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2대 주주 현대자동차그룹이 각각 윤 후보의 선임 반대 의견을 사실상 피력했다. 여기에 검찰 수사까지 예정될 것으로 보이면서, KT 안팎으로 복잡 미묘한 기류가 포착되고 있다.


최대주주들 잇단 반대 의견에 사법리스크 이슈까지…KT 둘러싼 외풍 언제 …
◇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인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사진제공=KT
KT 최대 지분 보유한 국민연금·2대 주주 현대차그룹, KT 이사회 결정 반대 의견 표해

지난 7일 KT 이사진은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차기 대표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1963년생인 윤 후보는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KAIST에서 석·박사를 받은 바 있다. 1988년 데이콤에 입사, 하나로통신을 거쳐 KT에서 신사업추진본부장을 지냈다. 이후 CJ그룹과 현대자동차 임원으로 근무하다 KT 임원으로 돌아왔다.

KT 이사회는 "윤경림 부문장이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KT를 성장시킬 수 있는 미래 비전을 명확하게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 대표로 윤 후보가 선임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더미다.

먼저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승리해야 한다. 현재 KT의 최대 주주는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10.12%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이다. 이어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7.79%), 신한은행(5.58%)이 최대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과 현대차 등이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중 국민연금은 지난해 차기 대표 선임 절차가 시작된 직후부터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며 KT 이사회의 결정에 지속적인 반대 의견을 피력해 왔다.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 역시 지난 8일 "대표이사 선출과 같은 주요 안건에는 일정 지분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의 뜻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KT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과 현대차그룹의 지분이 더해지면 전체 KT 지분의 18% 정도가 반대표를 던질 수 있는 셈이 된다. 5% 가량의 KT 지분을 보유한 신한은행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 지 역시 미지수다.

이 가운데 소액 주주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대표 선임 절차가 길어지며 주가가 하락하자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냉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것.

이와 관련, 윤 후보는 "정부와 주주들의 우려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며 후보자로서 주주총회 전까지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까지…산적한 대내외적 과제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한 시민단체가 제기한 구현모 현 KT 대표와 윤 후보자의 부정행위 의혹 관련 사건을 공정거래조사부에 배당했다.

이들은 구 대표와 윤 후보자가 KT 계열사인 KT텔레캅의 일감을 시설 관리업체 KDFS에 몰아주었다는 등의 주장을 하고 있다.

물론 KT는 입장 자료를 통해 시민단체의 주장을 즉각 반박했다. KT는 "KT와 KT텔레캅은 외부 감사와 내부 통제(컴플라이언스)를 적용받는 기업이다. KT텔레캅의 관리 업체 선정 및 일감 배분에 관여한 바 없다"고 강조하며, "윤 후보는 통신 3사와 CJ, 현대차 등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통신은 물론 모빌리티, 미디어 등 전문성을 인정받아 그룹사 성장을 견인할 적임자란 판단 하에 KT에 합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차기 대표이사로 윤 후보가 선임된다 해도, KT 앞에 산적한 대내외적 과제들을 완전하게 해결하기까지는 적잖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먼저 본업인 통신 인프라 강화에 한층 힘써야 한다. 지난 2018년 서울에서 발생한 아현 지사 화재로 인한 피해와 같은 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시스템 체계를 탄탄히 구축해야 한다.

구현모 현 대표가 강조해 온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 성과도 지속해서 키워내야 한다. 챗GPT의 등장으로 인공지능 기술 주도권 다툼이 한층 치열해지는 가운데 관련 시장 점유율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주가 방어와 주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한 노력이 한층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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