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주요 금융그룹 회장들의 연봉이 확인됐다. 불어난 이자 이익으로 상여·퇴직금 등 내부 돈 잔치에만 몰두한다는 비난이 일었던 만큼, 그 어느 때보다 금융그룹 수장들의 보수에도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지난해 보수 총액은 15억3000만원(성과급 7억1000만원 포함)이다. 이는 2021년 김정태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보수 24억원보다 약 9억원 적은 수준이다. 김 전 회장의 경우에는 5년간 최소 12억4200만원, 최대 26억3500억원을 받은 바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지난해 보수는 전년(8억3900만원)보다 6000만원 남짓 늘어난 9억원이다. 조 회장의 경우 2021년부터 라임펀드 사태 관련 금융당국 경징계로 성과급이 유보된 상황이다. 앞서 지난 2020년에는 12억5100만원의 보수를 받은 바 있다.
한편 지난해 주요 은행 임직원들의 평균 연봉 역시 호실적에 따른 성과급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늘었다. 이에 따라 4대 은행 작년 평균 보수가 모두 1억원을 상회한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시중은행 성과급은 모두 1조3823억원으로 파악됐는데, 이는 2021년 성과급 총액 1조19억원보다 약 35% 증가한 수치다. 증가폭은 KB국민은행 2044억원, 신한은행 1877억원, 하나은행 1638억원, 우리은행 1556억원 등이다.
KB국민은행 임직원 1만6984명의 보수총액은 1조9142억원으로, 평균 보수는 1억1300만원이다. 1억1100만원이었던 전년보다 1.8% 증가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임직원 1만3918명의 평균 연봉은 1억400만원이다. 보수 총액은 1조4509억원이다. 역시 2021년 평균연봉 9800만원보다 6.1% 늘어 1억원을 넘어섰다.
2021년 기준 각각 1억620만원과 1억600만원을 기록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내달 세부사항 공시를 이유로 이번 보고서에서는 지난해 평균 보수를 포함하지 않았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은 신한은행 5400만 원, 하나은행 6600만 원의 평균 보수를 기록한 바 있다.
한편 올해 은행의 성과급이나 임금 규모는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최근 타결된 2022년 임단협 협상에서 임금인상률이나 성과급 지금 규모를 전년 대비 확대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성과급 등 보수체계에 대한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돈 잔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초 성과 보수의 경우 '세이 온 페이(Say-on-pay 경영진 보수에 대한 주주투표권)', '클로백(Claw-back 성과급 환수)', 보수위원회 기능 강화 등 제도적 측면에서 개선을 추진하고, 성과급 지급과 관련해 은행별로 성과지표와 성과 측정 방법의 적정성을 은행권과 함께 점검해 개선 사항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