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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화점 코로나 보복소비 '반짝효과' 그쳐…명품·리빙 성장세 주춤

강우진 기자

기사입력 2023-03-05 09:52 | 최종수정 2023-03-05 10:48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거뒀던 백화점 업계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최근 고물가·고금리에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맨 영향을 받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례로 코로나19 기간 매출이 급증했었던 명품과 리빙 카테고리 소비 성장세가 꺾이면서 전체적인 실적 하락을 이끌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1일부터 지난 2월27일까지 백화점 3사의 명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5%였고, 신세계백화점은 5.3%, 현대백화점은 5.8%의 신장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백화점 3사의 기간 명품 매출 신장률이 두 자릿수 이상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었다. 수치로 보면 이해가 쉽다. 롯데백화점의 전년 동기 명품 매출 신장률은 35%, 신세계백화점 47.8%, 현대백화점 20.8%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명품업체들이 줄줄이 가격을 인상했던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매출이 증가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코로나 기간 소비가 집중됐던 리빙 상품의 매출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오랜 시간을 보내야하는 집 공간 꾸미기 관련 소비가 확대됐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외부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리빙 상품 매출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롯데백화점의 올해 리빙 매출 신장률은 -5%, 현대백화점은 -3.9%로 하락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1% 신장률을 보였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백화점업계의 명품과 리빙 상품 매출이 주춤한 것은 경기침체 등으로 가계 경제 여건이 악화하면서 고가품 소비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해외여행객이 크게 늘자 국내에서만 이뤄지던 소비가 해외로 분산된 영향도 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지난해 앞의 두 카테고리의 매출이 지나치게 늘어난 데 따른 역기저 효과가 반영됐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지난해 명품 매장 곳곳에 새벽부터 줄을 서던 소비자들의 '오픈런' 현상도 최근에는 찾아보기 힘든 이유다.

통상 유통업계에서 명품 매출이 증가하려면 기존 고객의 구매 외에도 신규 고객의 유입이 중요하다. 업계 일각에선 코로나 기간 대량의 구매가 발생하면서 더 이상의 신규 매출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백화점 업계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 외부 활동 증가로 패션, 화장품 매출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명품과 리빙 제품 판매는 하락했지만, 외부 활동에 필요한 물품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까지 신세계백화점의 패션 매출은 17.2%, 현대백화점은 16.3%, 롯데백화점은 15% 상승했다. 코로나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 등으로 2∼3년간 옷을 사지 않았던 소비자들이 출근복, 나들이 복장 등을 구매하기 시작하면서다. 다만 매출의 규모가 큰 명품과 리빙 수요가 감소하면서 패션 매출의 증가만으로 전체 성장률을 높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월 기준 백화점 전체 매출 신장률이 -0.4%로 역신장했고, 올해 들어 현대백화점은 4.1%, 롯데백화점은 5%로 한 자릿수대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이 전년 대비 전체 매출은 11.9%, 신세계백화점은 11.6%, 현대백화점은 8.9% 증가한 것과 차이를 보인다.

업계는 패션 등의 내수 수요가 아직 건재한 상황으로 올해 1분기 역신장을 기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명품 소비와 리빙 소비가 감소하면서 경기침체의 악영향이 전체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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