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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혈중 염증 수치, 심혈관질환 급성기 및 장기적 예후 결정"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3-03-02 14:48 | 최종수정 2023-03-03 10:09


"혈중 염증 수치, 심혈관질환 급성기 및 장기적 예후 결정"
관상동맥질환에서의 염증 수치 변화 및 임상적 영향. 자료제공=중앙대광명병원



혈중 염증수치가 심혈관질환(관상동맥질환)을 가진 환자의 장기적인 예후를 결정하는 중요한 인자임을 국내 연구팀이 다시 한번 확인했다.

중앙대학교광명병원 순환기내과 정영훈·송혜근 교수 및 경상국립대병원 순환기내과 연구팀이 스텐트 시술을 받은 관상동맥질환 환자 423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 혈중 염증 수치가 심혈관질환의 급성기 및 만성기 예후를 결정하는 중요한 원인임을 규명했다.

스텐트 시술 및 심혈관계 약물의 발전으로 고위험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예후도 이전에 비해 양호해졌지만, 여전히 다수의 환자들이 질환의 재발을 겪고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혈소판 활성도 및 콜레스테롤의 조절이 가장 중요한 치료 방법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러한 방법으로 관리하는 경우에도 동맥경화증 진행 및 혈전으로 인한 질환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학계에서는 혈중의 '염증 수치'가 동맥경화증-혈전 진행의 중요한 원인으로 제시되어 왔지만, 적절한 심혈관계 약물치료를 받는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염증 정도가 어떻게 변화되며 예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자료는 없는 상태였다.

이전의 연구들을 살펴보면,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 전후의 혈중 염증 수치(hsCRP, high-sensitive C-reactive protein)가 시술 후 장기 예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염증 수치는 심근손상이 동반된 급성심근경색 초기에는 상당히 활성화되고 이후 급속히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스타틴 등을 포함한 심혈관계 약물이 염증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져 염증 수치가 장기 예후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존재했다.

정영훈 교수팀은 시술 직전 및 시술 1달째에 염증 수치를 반복해서 측정해 급성심근경색의 유무에 따른 염증 수치의 변화를 확인했다. 급성심근경색 환자에서는 안정형 협심증 환자에 비해 초기 염증 수치가 높았고(hsCRP 중앙값: 1.5 대. 1.0㎎/L, P<0.001), 1개월간의 심혈관계 약물 치료 후 염증 수치는 감소했지만 여전히 급성심근경색증을 앓았던 환자에서 염증 수치가 높은 것(hsCRP 중앙값: 1.0 대. 0.9㎎/L; P=0.001)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기 급성심근경색으로 발현된 경우, 시술 및 약물 치료 이후에도 여전히 염증 수치가 높아 이에 대한 조절이 계속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까지의 연구에서는 기존의 연구에서 제시된 고정된 기준을 이용해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위험도를 평가 및 장기 예후와의 관련성을 확인해왔다.

그러나 염증 수치가 증가되어 있는 급성기와 심혈관계 약물 치료 후 염증 수치가 감소된 안정기에 고위험군 기준이 동일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존재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정영훈 교수팀은 염증 수치의 고위험군 기준은 시술 후 시간에 따라 변화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급성기에는 초기 hsCRP 2.4㎎/L 이상인 경우 1달 동안의 심혈관계 질환 재발이 증가되었고, 이런 현상은 급성심근경색 환자에서만 관찰됐다.

안정기에는 1개월에 측정된 hsCRP이 1.6㎎/L 이상인 경우, 모든 질환에서 장기 심혈관계 질환 재발과 유의한 관련이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급성심근경색 환자 뿐 만 아니라 안정형 협심증 환자에서도 마찬가지로 관찰됐다. 즉, 급성심근경색 환자인 경우 초기부터 적극적인 항염증치료의 도입이 필요하나, 안정형 협심증인 경우 약물 사용 후 어느 정도 질환이 안정화된 이후 항염증치료를 시작해도 늦지 않음을 시사한다.

연구결과에 대해 송혜근 교수는 "한국인은 서구인에 비해 혈중 염증 수치가 낮다고 알려져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인에서도 염증 수치는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급성기 뿐 아니라 안정기에도 여전히 허혈성 임상사건 발생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규명했다"고 말했다.

정영훈 교수는 "심혈관계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임상연구들을 통해 콜히친(colchicine) 같은 항염증치료가 환자의 예후를 개선한다는 것이 충분히 증명되어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인 환자에서도 심혈관계 약물 치료 후에도 약 3분의 1 정도에서 높은 염증 수준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도입될 항염증치료가 필요한 고위험군 선별에 대한 한국인 기준을 제시하는 중요한 자료"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혈전 관련 분야의 국제적인 학술지인 'Thrombosis and Haemostasis'에 최근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혈중 염증 수치, 심혈관질환 급성기 및 장기적 예후 결정"
정영훈 교수(왼쪽)와 송혜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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