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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시즌 경륜 마지막 대상경주 타이틀의 주인공은 '경륜계 타노스' 임채빈(25기·31)이었다. 임채빈은 지난 10월 30일 광명스피돔에서 열린 제26회 일간스포츠배 대상경륜 결승전(15경주)에서 치열한 다툼 끝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임채빈, 정종진 재격돌에 관심 집중
이날의 관전 포인트는 '왕의 귀환'을 노리는 정종진(랭킹 2위)과 '1인 천하' 독주체제 굳히기에 나선 임채빈(랭킹 1위) 중 누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할 것인가에 있었다.
또한 임채빈은 수치나 기록 면에서 앞서는 상황 속에 이날 경기 전까지 정종진과의 맞대결에서는 4전 4승으로 전적 면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두 선수가 가장 최근 맞붙은 경주는 6월에 펼쳐졌던 상반기 왕중왕전이었다. 상반기 최강자를 가리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두 선수는 막판까지 접전을 펼치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를 펼쳤다.
당시 임채빈은 정종진을 견제하지 않고 초주부터 당당히 후방에 세우는 진검승부를 선택했다. 결국 임채빈이 막판 역습을 시도하며 끈질긴 추격전에 나선 정종진을 따돌린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로써 임채빈은 2021년 그랑프리 우승에 이어 상반기 왕중왕전까지 석권하며 명실공히 경륜 최강자로 자리매김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번 대상경주 전개 또한 왕중왕전과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됐다. 임채빈은 또다시 정종진을 후방에 세우는 초강수를 두었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먼저 선공에 나선 인치환의 선행 승부가 이어졌고, 임채빈이 반바퀴 지점부터 추격을 시작해 3, 4코너 지점에서 선두 탈환에 성공했다. 이후 결승선까지 거침없이 내달린 임채빈은 정종진의 추격을 반 차신 차로 따돌리며 '1인 천하' 독주체제를 확고히 했다.
81연승 대기록 작성하며 100연승 초읽기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임채빈은 이날 경주를 통해 81연승 대기록을 달성하며 또다시 경륜 팬들을 놀라게 했다. 꿈의 기록인 100연승까지는 이제 19승만을 남겨놓고 있다. 만약 임채빈이 100연승을 달성한다면 영원히 깨지지 않을 꿈의 기록으로 남을 전망이다.
준우승에 그친 정종진은 수개월 전부터 강도 높은 훈련으로 몸을 만들고 나온 터라 석패가 못내 아쉬운 모습이다.
결국 두 선수의 재격돌은 두 달 뒤인 그랑프리에서 다시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정종진이 그랑프리에서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아니면 임채빈의 그랑프리 2연패로 싱겁게 마무리될지 팬들의 이목은 벌써 그랑프리에 가 있다.
박용범, 인치환, 이태호 3위 쟁탈전, 또 다른 볼거리 제공
이번 대회의 또 다른 볼거리는 임채빈과 정종진의 뒤를 이어 누가 3위권에 진입하느냐에 있었다. 경륜 특성상 삼복승 선호도가 유난히 높다는 점에서 3착의 중요성이 부각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다.
인기 순위 3위권은 맏형인 17기 인치환이 기록했다.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인치환은 임채빈, 정종진과의 협공이 부각 되며 인기를 모았다. 인기 4위권은 현 경륜 최고의 마크맨을 자처하는 박용범이 기록했다. 뒤를 이어 이태호와 공태민이 각각 인기 5,6위권을 형성했다.
일단 앞 선에서 승부수를 띄운 인치환이 초반 승기를 잡은 듯 보였지만 임채빈과 정종진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착외 했고, 막판 스퍼트를 발휘하며 직선 반격에 나선 박용범이 특유의 추입력을 발휘하며 최종 3위에 안착할 수 있었다. 이태호 선수의 거친 몸싸움을 이겨낸 박용범의 투지가 돋보인 그야말로 관록의 승리였다. 준결승 경주에서 거친 몸싸움을 통해 정종진의 후미를 따냈던 이태호는 임채빈의 뒤를 노려봤지만 박용범의 견제에 밀리며 착외하는 결과를 보였다.
임채빈은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견제가 심할 것 이라고는 예상했지만 경기흐름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은 힘든 경기였다"며 "한 바퀴를 남기고 정종진이 따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추입을 허용하면 진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페달을 밟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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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이태원 사고 희생자에 대한 추모 묵념으로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임채빈은 "이태원 사고 소식을 접하고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오늘 우승을 했지만 마음이 너무 무겁다"라며 애도를 표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