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가 최근 기관 수요예측에서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선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주식시장 침체에 따른 기업공개(IPO)시장 침체와 함께 고평가 공모가 논란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일각에선 쏘카의 공모 철회 가능성도 제기된다. 쏘카는 유니콘 특례상장(시장평가 우수기업 특례)을 통해 이달 기업공개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쏘카의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3만4000원∼4만5000원이다. 공모가 범위 상단 기준 공모 예정 금액은 2048억원, 시가총액은 1조5944억원이다. 렌탈업계 1위인 롯데렌탈(1조3976억원) 시가총액보다 높아 그동안 공모가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쏘카는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을 이용해 공모가를 산정했지만 기업가치 비교군에서 국내 전통 렌탈업체인 롯데렌탈을 제외, 유사성이 낮은 글로벌 기업 위주로 진행해 논란을 키웠다.
구주매출 없이 전량을 신주로 발행,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이 547만6218주(16.28%)로 적다는 점,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1년·전략적투자자 6개월·재무적 투자자 최대 6개월 보호예수 적용 등은 회사 성장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롯데렌탈 등 렌터카 업종을 비교그룹에서 뺀 것은) 렌터카와 사업 자체가 다르다"며 "렌터카는 중고차 매각을 통해서 이익을 얻지만, 쏘카는 플랫폼 운영을 통해 이익을 얻는 형태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나면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쏘카가 올해 초에 롯데렌탈이 투자한 밸류 대비 공모가 밴드를 높이지는 않았지만, 비즈니스 자체가 성장성이 눌려있는 상태로 보인다"며 "다른 사업모델에 대한 밸류에이션을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공모가 밴드로 들어가면 차익을 볼 수 없을 것 같아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자업계 일각에선 쏘카의 공모 철회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분위기다. 기관투자가에 배정된 모집 물량을 채우지 못하거나 현저히 낮은 기업가치가 책정될 경우 일반 청약의 결과도 장담할 수 없다는 배경에서다.
그러나 쏘카가 상장을 강행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경영진의 상장 의지가 강력하기 때문이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이 어려운 것은 맞지만 모빌리티 산업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적시에 공모자금으로 투자를 단행해 한 단계 진화하겠다"며 "상장을 철회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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