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헬스칼럼] 난시 심한 시력교정, 급할수록 돌아가자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2-08-01 13:39 | 최종수정 2022-08-02 08:59


여름 휴가철과 방학 동안에 시력교정을 받으려는 젊은 층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정밀한 검사를 통해 별다른 걸림돌이 없다면 스마일라식 등 최신 기술로 렌즈나 안경의 불편에서 간편하게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보다 주의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중 하나가 난시가 심할 때다. 난시는 각막 모양이 찌그러져 빛이 망막 한 곳에 초점을 맺지 못하고 두 군데 이상에서 맺어 사물이 겹쳐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는 굴절이상이다. 시야가 늘 흐리고 심지어 뿌옇게 보이는 경우도 있다.

거리에 관계없이 사물이 겹쳐 보이니 코앞에 있는 글자를 읽을 때도 안경을 써야 한다.

라식, 라섹, 스마일라식 같은 레이저 시력교정은 안경이나 렌즈의 불편을 덜 수 있다. 그러나 난시가 심하면 찌그러진 각막모양을 정상으로 복원하기 위해 근시만 있을 때보다 각막을 20~30%정도 더 깎아야 한다. 각막은 마치 수박과 같다. 각막 표면이 단단한 수박 껍질, 각막속살이 과육에 해당하는 것이다. 각막표면은 안압을 견디는 역할을 하는데 각막을 많이 깎을수록 안압을 견디는 힘이 약해져 수술 후 안구건조증이나 빛 번짐, 각막확장증, 원추각막 등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더구나 라식, 라섹은 난시 2디옵터까지 교정이 가능하다. 각막 손상이 적은 스마일라식은 난시가 5디옵터 이상이면 안전을 위해 수술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난시가 정도 이상으로 심하면 후유증이 위험이 커져 일부 도수를 남기는 저교정을 하거나 시력교정 수술을 받고 나서도 다시 안경을 쓰는 일도 일어날 수 있다. 물론 토릭ICL로 불리는 난시용 특수렌즈를 눈 안에 삽입하는 수술로 해결할 수 있지만 비용이 비싸고 렌즈를 넣는 부담을 느끼는 환자도 적지 않다.

이렇게 근시와 함께 난시가 심한 경우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시력을 회복하는 길은 무엇일까? 필자가 세계적 안과학술지 코니아저널(Cornea Journal)에 최초로 논문으로 소개한 난시교정 후 스마일라식의 병합수술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난시가 심해 라식이나 스마일라식이 불가능한 사람들에게 난시를 먼저 해결하고 일정 기간 후에 레이저 시력교정을 하는 단계적 병합수술(SSVC)이다.

1단계는 난시 교정인데, 럭비공 모양처럼 찌그러진 각막의 모양을 축구공처럼 동그란 원형으로 되돌리는 수술이다. 각막을 팽팽하게 유지하는 인장력을 이용해 특정 방향으로 몰린 힘을 풀어 각막을 펴주는 원리다. 특수 나이프로 각막 중심부가 아닌 흰자가 만나는 주변부를 살짝 터 가로 또는 세로 방향으로 찌그러진 각막 모양을 바로잡는다. 치유가 되면 굴절률이 복원돼 심한 난시가 사라지게 된다.

이렇게 난시가 해소되면 2단계로 스마일라식 등 레이저 시력교정수술로 남은 근시를 간결하게 해결할 수 있다. 불가피하게 렌즈삽입을 해야 하는 경우에도 비싼 난시용 토릭렌즈를 넣지 않고 일반 ICL로 수술이 가능해져 환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난시교절술은 각막을 깎지 않고 난시를 교정해 각막확장증이나 시력교정 후 시력이 다시 떨어지는 근시 퇴행이 거의 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 각막 주변부를 터주기 때문에 수술 흉터나 흔적이 없어 각막 중앙부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고, 광학면(각막 중심부)을 깎아내는 라식, 라섹, 스마일라식 후 생길 수 있는 부정난시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이렇게 난시를 먼저 해결하면 레이저 단독으로만 시력교정을 했을 때보다 각막 절삭량을 최대 52%까지 줄일 수 있다.

시력교정은 안전이 최우선이다. 소중한 각막을 조금이라도 보존하고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른 길이다. 난시가 심하다면 급할수록 돌아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도움말=전주 온누리안과병원 정영택 병원장


전주 온누리안과병원 정영택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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