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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리 경정이 푹푹 찌는 폭염 속에 시원한 물살을 가르며 시즌 절반 이상을 지나고 있다. 여전히 전반기와 마찬가지로 김종민의 독주 행진이 이어지고 있고 심상철, 조성인, 김효년, 배혜민 같은 강자들도 자신의 이름값을 하면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활약상만 놓고 본다면 16기 나종호가 신인급 선수들 중에서는 단연 돋보이지만 이미 나종호의 경우 유망주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 강자로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황이라 입상이 곧 이변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러한 유망주들 중에서도 가장 주목해야할 선수로는 고배당 메이커로 자리 잡은 엄광호다. 기습적인 휘감기 승부로 최근 상당한 재미를 보고 있는데 지난 26회차 6월 30일 목요 11경주에서 길현태, 한성근, 김인혜 같은 쟁쟁한 선배 선수들을 안쪽에 두고 6코스에서 기습적인 휘감기 승부로 깜짝 우승을 차지해 쌍승식 84.8배라는 고배당의 주인공이 되었다. 여기에 지난주 펼쳐진 수요 4경주에서도 아웃코스 휘감기 승부로 비록 2착 이었지만 12.7배라는 비교적 짭짤한 배당을 연출해 냈다.
동기생 한준희의 활약도 이에 못지않다. 본격적으로 여름철로 접어들며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는 선수인데 특히 지난 26회차 수요 7경주를 시작으로 29회차 목요 3경주까지 5연속 입상(우승 3회, 준우승 2회) 행진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준희는 운영 능력과 선회가 예전에 비해 눈에 띄게 좋아졌는데 올 시즌 코스별 입상 패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6코스를 제외하고 나머지 코스에서 고르게 입상을 성공시키고 있어 코스에 맞는 다양한 작전 구사가 가능한 선수로 평가 받고 있다.
올 시즌 벌써 7승째를 거두고 있는 김지영은 '제2의 안지민'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차세대 여성 강자로서 주목을 받고 있는 유망주이다. 스타트는 약간 들쑥날쑥한 편이지만 빈틈을 파고드는 찌르기 능력이 탁월하고 직선에서 빠르게 자세를 잡아가는 능력도 좋아 혼전 편성에서 오히려 빛을 내는 스타일이다. 전반기 나쁘지 않은 활약으로 동기생들 중 유일하게 A2급을 배정받아 15기룰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 잡았다.
16기 막내 중에서는 최근 손유정의 활약이 인상적인 모습이다. 시즌 우승 3회, 준우승 3회로 성적이 다소 초라한 편이지만 대부분의 입상이 최근에 몰려 있는 만큼 확실한 상승세라 볼 수 있다. 스타트나 운영 모두 여전히 많은 보완이 필요하지만 가벼운 몸무게를 바탕으로 직선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어 모터가 받쳐준다면 관심을 가져야 할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후반기부터 사전 스타트 제도가 사라지면서 경험 부족한 신인급 선수들에게는 악재로 여겨졌으나 오히려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이다"라며 "자신감을 가지고 더욱 적극적으로 승부할 수 있는 만큼 모터가 받쳐주는 경우에는 반드시 입상 가능성을 체크해봐야 할 것이다"라고 조언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