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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뼈닥터의 관절척추 톡] 인공관절 수술 후 관리가 행복한 노후 좌우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2-05-30 13:32 | 최종수정 2022-06-02 08:55


얼마 전, 아버지를 모시고 바람도 쐴 겸 서울 외곽의 추어탕집에 갔다. 거리두기로 집안에만 계시다 오랜만에 외출을 한 아버지는 무척 즐거워 하셨다. 그 모습을 보면서 문득 한 환자분이 떠올랐다. 자녀 손을 잡고 전북 순창에서 올라오신 70대 여성 환자였는데, 그 분은 지방에서 평생 추어탕집을 운영하고 계신 이른바 '원조 추어탕집' 사장님이었다.

환자는 무릎 통증으로 매우 고통스러워 했다. 수년간 약물 치료, 무릎 주사 치료 및 물리 치료 등 할 수 있는 보존적 치료는 다 해보신 상태였다. 정밀 검사를 해보니 무릎 연골이 다 닳아 근본적으로 통증을 없애려면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환자와 자녀들 모두 수술에 동의했다. 하지만 수술 후에 대한 생각은 달랐다. 자녀들은 어머니가 평생 고생을 많이 해서 무릎이 망가졌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니 치료 후에는 어머니가 더 이상 힘든 일을 하지 않고 집에서 편히 쉬기를 원했다.

그러나 환자의 생각은 달랐다. 70대면 아직 한창인데, 손에서 일을 놓기 싫다고 하셨다.

인공관절 수술은 무사히 잘 끝났다. 70대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에 무리가 없는 나이인데다 최근 도입한 로봇을 이용해 더욱 정확하고 정밀한 수술을 해 결과가 더욱 좋았다. 최소한으로 뼈를 깎고 정확한 위치에 인공관절을 삽입해 출혈이 적어 회복도 빠르고 부작용도 없었다.

환자는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자녀들의 만류에도 본업에 복귀하셨다. 수술 후 외래에서 만난 환자분의 얼굴은 마치 새로운 삶을 사는 듯 밝고 당당했다.

그런 환자를 보면서 행복한 노후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한참 일에 치여 사는 젊은 직장인들이라면 힘든 일 안 하고 편하게 쉬는 삶을 편안한 노후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필자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추어탕집 사장님을 통해 편안한 노후가 반드시 행복한 노후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노후의 가장 큰 고통은 희망과 능력이 사라져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에게 주어진 몫이 있어 희망이 있고 작게나마 역할을 수행할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 행복한 노후가 아닐까?

무릎 건강의 측면만 놓고 봐도 인공관절 수술 후 가만히 집에서만 있는 것은 좋지 않다. 아주 드물게 인공관절 수술을 했음에도 잘 걷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있다. 대부분 수술 후 많이 움직이지 않은 분들이다. 인공관절 수술을 하면 부지런히 재활운동을 해야 무릎이 잘 구부러지고 잘 걸을 수 있다. 그런데 처음에는 무릎을 구부리거나 움직이려 하면 통증이 심해 재활운동을 하기 어렵다. 자녀들도 힘들어하는 부모님이 안쓰러워 최대한 움직이지 않도록 수발을 열심히 들면 인공관절이 굳어 잘 걷지 못하게 된다.

자녀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게 해드리는 게 효도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효도를 안 하느니만 못 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당장은 힘들어 보여도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부모님이 많이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좋다.

추어탕집 사장님처럼 자기 일이 있어 의욕적으로 열심히 할 수 있다면 더 좋다. 무릎도 건강해지고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며 활기차면서도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으니 말이다.

단,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쪼그리고 앉거나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등산을 하는 것은 무릎에 큰 부담을 주니 주의해야 한다. 너무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꾸준히 걷거나 고정식 자전거 타기 또는 수영과 같이 관절에 부담을 덜 주는 운동을 추천한다. 몸을 너무 편안히 두지 말고 부지런히 움직일 때 행복한 노후가 선물처럼 다가올 것이다.
도움말=목동힘찬병원 남창현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목동힘찬병원 남창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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