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기간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줄어들지만 사고가 발생하면 인명피해가 큰 경우가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6일 행정안전부가 도로교통공간 교통사고분석시스템을 통해 2016~2020년 교통사고 발생 현황을 살펴본 결과, 설 명절 전후 5일간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하루 평균 400여 건이다. 연중 평균 599건보다 적다. 대중교통 이용이 늘고 가족 단위 이동이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시기별로 보면 교통사고는 연휴 전날 평균 734건이 발생, 다른 날에 비해 많았다. 연휴 전날 중에서도 오후 6시~8시 시간대에 교통사고가 집중됐고, 교통사고 1건당 인명피해는 설날 정오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사고의 절반 이상은 안전의무 불이행(56%)이 원인으로 꼽혔다. 운전 중 휴대전화 조작 등이 여기에 속한다. 특히 다른 때와 달리 음주사고 비중도 컸다. 전체 교통사고 중 음주운전이 원인인 사고는 12.2%를 차지하며 연중 평균 8.4%보다 높았다.
행안부는 연휴 기간 교통사고를 피하려면 출발 전 차량 점검을 하고 운전 중 앞차와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하며 졸리거나 피곤할 때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좌석 안전벨트 착용을 해야 하며 음주를 했다면 술이 깨기 전에는 운전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새벽 시간 이동할 때는 도로 결빙에 같한 주의를 해야 하며, 결빙이 쉬운 터널 입·출구 비탈면이나 응달 구간을 지날 때 저속 안전운행을 해야한다고 전했다.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지상파 디엠비(DMB) 시청 자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 또한 설 연휴 기간 교통사고 방지 및 인명피해 축소를 위해선 운전 중 스마트기기를 사용 자제와 뒷좌석 안전띠 착용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민의 교통문화 관련 수준이 높아지고 있지만 10명 중 4명은 운전 중 스마트기기를 조작하는 등 위험한 운전을 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문화지수가 80.87점으로 전년보다 1.93점 상승했다. 교통문화지수는 매년 전국 229개 시·군·구 주민을 대상으로 운전행태·보행행태·교통안전 등을 평가해 지수화한 것이다. 국민의 교통문화 수준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지만, 운전 중 스마트기기 사용과 운전자·보행자 신호 준수 등은 여전히 계도와 단속이 필요하다는 게 국토교통부의 설명이다.
운전 중 스마트기기 사용률은 42.33%로 전년(35.92%)보다 6.4%포인트(p) 높아졌고, 운전자 신호 준수율은 95.88%로 전년(96.06%)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다. 안전띠 착용률은 84.85%로 전년(84.83%)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32.43%로 전년(37.20%)보다 4.77%p 줄었다. 2018년 9월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됐는데도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여전히 30%대에 머무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륜차 교통법규 단속 강화와 '안전속도 5030 정책' 시행으로 이륜차 안전모 착용률(92.84%), 규정 속도위반 여부(39.56%)는 최근 3년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행자의 무단횡단 빈도도 30.64%로 전년 대비 4.6%p 감소했다.
국토부는 "운전 중 스마트기기 사용률과 운전자 신호 준수율이 최근 3년 연속 나빠지고 있어 지속적인 홍보와 단속이 필요하다"며 "대부분 사고가 교통신호 위반, 운전 중 스마트기기 사용과 같은 순간 방심과 실수에서 발생하는 만큼 국민 모두가 일상생활에서 교통법규 준수를 생활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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